한은,사상 첫 4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물가·환율방어 고육지책
한은,사상 첫 4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물가·환율방어 고육지책
  • 한지훈 기자
  • 승인 2022.08.2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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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2.25→2.50%…1년새 2.00%p 뛰어,이자부담 27조 늘어.
연말 2.75~3% 예상...물가 5.2%로 상향,성장률 2.6%로 하향
금융통화위는 25일 기준금리 0.25% 포인트 인상을 결정했다.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한국은행이 치솟는 물가를 잡고, 원/달러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사상 처음 네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25일 오전 9시부터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2.25%인 기준금리를 2.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전문가들과 시장은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두차례(10·11월) 남은 금통위에서 한두차례 더 올라 연말 2.75∼3.0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5.2%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5월 발표한 기존 전망치 4.5%보다 무려 0.7%포인트(p)나 높고, 1998년(9.0%) 이후 24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7%에서 2.6%로 하향 조정했다.

한편, 지난해 8월부터 이날까지 기준금리가 모두 2.00%포인트 인상되는 바람에 가계의 늘어난 이자부담은 27조458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아직은 물가억제가 우선...경기상황 보며 숨고르기

금통위는 앞서 2020년 3월16일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한번에 0.50%포인트 낮추는 이른바 '빅컷'(1.25→0.75%)에 나섰다. 

같은 해 5월28일 추가 인하(0.75→0.50%)를 통해 2개월 만에 0.75%포인트나 금리를 빠르게 내렸다.

이후 무려 아홉번의 동결을 거쳐, 지난해 8월26일 마침내 15개월 만에 0.25%포인트 올리면서 이른바 '통화정책 정상화' 시작을 알렸다.

기준금리는 이후 같은 해 11월과 올해 1월, 4월, 5월, 7월에 이어 이날까지 약 1년사이 0.25%포인트씩 여섯차례, 0.50%포인트 한차례, 모두 2.00%포인트 높아졌다.

 

금통위가 기준금리 인상기조를 유지한 것은, 아직 물가오름세가 꺾이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에 출석해 "물가 (상승률) 수준이 연 2∼3%면 국민이 물가상승을 못느끼고 경제활동을 하지만 6∼7%가 되면 (상승세가) 가속된다"며 
"6%를 넘으면 훨씬 더 큰 비용이 수반될 수 있기 때문에 안타깝지만, 거시적 측면에서는 물가오름세가 꺾일 때까지는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108.74)는 외식·농축수산물 가격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3% 뛰었다. 1998년 11월(6.8%) 이후 23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향후 1년의 예상 물가상승률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이달 4.3%로 역대 최고였던 7월(4.7%)보다는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4%대를 웃돌고 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약간 진정됐다고는 하지만, 한국의 경우 하반기까지 물가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은이 물가대응 차원에서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한미 금리 같아져…9월 연준 '빅스텝'만으로도 다시 뒤집힐 듯

물가 뿐아니라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상황도 인상의 중요한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두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은 뒤, 미국의 기준금리(2.25∼2.50%)는 한국(2.25%)보다 높아졌다.

한은으로서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격차를 좁혀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과 원화약세, 환율변화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등의 위험을 최대한 줄여야 하는 입장이다.

특히 연준의 7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통화긴축 의지가 다시 확인된 뒤, 지난 23일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1,345.5원까지 뛰자 금리인상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25일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인상은 불가피했다"며 "물가상승세가 워낙 거세고, 한·미 금리 역전을 장기간 그대로 둘 수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한국(2.50%)과 미국(2.25∼2.50%)의 기준금리 상단이 같아졌다.

하지만 9월 미국 연준이 최소 빅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큰 만큼, 곧 미국 우위로 다시 뒤집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준의 자이언트 또는 빅 스텝에 대응해 금통위도 다시 빅 스텝에 나서기에는 경기상황이 불안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물가 때문에 금리인상이 필요하지만, 한은으로서도 0.5%포인트를 올리기에는 경기침체 가능성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미국에서도 최근 경기침체 가능성 때문에 연준이 내년 중반께 통화긴축 기조를 멈추거나 완화 쪽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이런 부분이 한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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