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자 1년간 연이자 129만원 증가...총 27조 부담
가계대출자 1년간 연이자 129만원 증가...총 27조 부담
  • 윤석현 기자
  • 승인 2022.08.25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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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주담대 금리상단 7%대…2년전 영끌·빚투족 원리금 40% 늘수도
기업 이자도 기준금리 0.25%p 오르면 약 2조원 급증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의 대출 안내문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지난 1년간 은행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폭 2.0%포인트 만큼만 올라도, 가계대출자의 이자부담은 27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예상대로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0.25∼0.50%포인트 안팎 더 오르면 다중채무자와 20·30 세대 '영끌빚투족',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의 원리금 상환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가계대출 1758조원…"기준금리 인상에 청년·자영업자 신용위험 커져"

기준금리가 높아지면 그만큼 은행 등 금융기관의 자금조달비용이 늘어나고, 결국 금융기관이 소비자에게 적용하는 금리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한은의 '가계신용(빚)' 통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가계대출은 모두 1757조9000억원에 이른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가운데 기준금리 조정에 영향을 받는 변동금리 비중은 78.1%로, 2014년 3월(78.6%) 이후 8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은행외 금융기관의 변동금리 비중도 같다고 가정하면, 한은의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되고 대출금리가 그만큼만 올랐다고 하자.

산술적으로 가계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은 3조4323억원(1757조9000억원×78.1%×0.25%) 늘어난다.

지난해 8월 금통위가 사상 최저 수준(0.50%)까지 낮아진 기준금리를 15개월 만에 처음 0.25%포인트 올렸다. 이후 올해 7월 한차례 빅 스텝(0.50%포인트 인상)을 포함해 이날까지 모두 2.00%포인트(0.25%포인트×8) 인상했다.

따라서 약 1년간 늘어난 이자만 27조4584억원가량(3조4323억원×8)으로 추산된다.

한은은 지난해 9월 가계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기준금리가 각 0.25%포인트, 0.5%포인트 인상되면 가계대출자 한명당 연이자 부담이 2020년말 289만6000원에서 각 305만8000원, 321만9000원으로 16만1000원, 32만2000원씩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를 기초로 추산하면 약 1년동안 2.00%포인트 인상에 따른 1인당 이자부담 증가액은 128만8000원에 이른다.

한은은 최근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앞으로 완화적 금융여건이 정상화되는 과정(금리인상 포함)에서 대내외 여건까지 악화할 경우, 취약차주의 상환능력이 떨어지고 그동안 대출을 크게 늘린 청년층과 자영업자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연말 대출금리 상단 7%대…2년전 '영끌'족 원리금 40% 증가사례도

지난 17일 현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최고 6.11% 수준이다.

지표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지난달 빅 스텝의 영향으로 최근 한달사이 0.52%포인트나 뛰면서 변동금리도 다시 6%대에 들어섰다.

더구나 시장은 금통위가 연내 남은 두차례(10·11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75∼3.00%까지 0.25∼0.50%포인트 더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6%대를 넘어선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상단도 연말 7%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사실상 금융위기 이후 처음 경험하는 금리수준이다.

이처럼 대출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특히 2년전 초저금리를 바탕으로 무리하게 자산을 사들인 대출자 중에서는 연말 상환액이 40% 가까이 급증하는 경우도 있을 전망이다.

5대 시중은행 한곳의 대출자 사례분석을 살펴보자.

2년 전(2020년 8월5일) 대기업 직원 A씨는 주택담보대출(30년 원리금 균등분할 상환.신규취급액 코픽스 6개월 연동금리) 4억5600만원, 신용대출 1억원(대출기간 1년.매년 기한연장.금융채 6개월 연동금리) 등 모두 5억5600만원을 은행에서 빌려 서울 영등포구 당산삼성래미안 33평형(전용면적 84.94㎡)을 매입했다.

A씨에게 초기 6개월간 적용된 금리는 주택담보대출 연 2.61%, 신용대출 3.35%로 월 상환액은 약 210만7000원(주택담보대출 원리금 182만8000원+신용대출 이자 27만9000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2년 뒤인 이달 5일 현재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는 각 4.10%, 5.96%로 높아졌다. 이에 따른 월 납입액(268만1006원)도 2년새 27%나 늘었다.

더구나 연말 기준금리가 3.00%까지 오르면,6개월 뒤 내년 2월5일 A씨의 월 상환액은 약 293만1000원(주택담보대출 원리금 237만2000원+신용대출 이자 55만9000원)에 달한다.

최초 대출 당시보다 무려 월 상환액이 39.1%(82만4332원)나 불어난다.

◇자영업자·기업 이자도 급증…"9월 금융지원 끝나면 은행 등 대출손실 현실로"

기준금리가 빠른 속도로 높아지면, 가계 뿐아니라 소상공인(자영업자)을 포함한 기업들의 이자부담도 커진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한은이 0.50%포인트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기업들의 대출이자 부담은 약 3조9000억원 늘어난다. 

산술적으로 0.25%포인트만 인상돼도 약 2조원의 기업 이자가 증가한다는 뜻이다. 문제는 올들어 증가세가 주춤한 가계대출과 달리, 기업대출은 최근까지 계속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5대 시중은행의 7월말 현재 기업대출(개인사업자 등 중소기업 대출 포함) 잔액은 681조674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5조7865억원이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709조529억원→697조4367억원)이 11조6162억원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이처럼 기업대출이 급증한 상태에서 대출금리는 빠르게 오르고, 9월 만기연장·이자유예 등의 금융지원까지 끝나면 한계기업이 속출해 대출부실이 금융권의 건전성 위험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

한은도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향후 금융지원 조치가 종료될 경우 잠재신용손실이 현실화하면서 은행의 대손비용이 증가하고, 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금까지 금융지원으로 가려져온 기업 대출의 손실이 제대로 드러나면, 국내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은 최대 1.4%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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