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계출산율 세계 꼴찌, 이대로 방치해선 안된다
 합계출산율 세계 꼴찌, 이대로 방치해선 안된다
  • 정세화 기자
  • 승인 2022.08.3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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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감소, 호주와 미국 영국 프랑스에서 배우자
호주, 백호(白濠)주의 버리고 아시아계 등 이민자 수용
영국, 일정한 조건 갖추면 외국인에게 시민권도 줘
미국, 인종차별적인 할당제를 공식 폐지해 인구 유지
프랑스, 출산장려책 도입해 출산율 OECD 국가 중 1위
 

 

줄어드는 인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호주와 미국 그리고 유럽의 프랑스  등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연합뉴스
줄어드는 인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호주와 미국 그리고 유럽의 프랑스 등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세화 기자] 지난 2분기 합계출산율(임신 가능한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이 0.75명으로 사상 최저 수준임을 다시 확인했다. 획기적인 인구정책이 마련되지 않는한 올해 합계출산율은 세계 처음으로 0.7명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줄기 시작한 우리나라 인구는 2066년이면 4000만명대 붕괴가 예상된다. 영남과 호남의 다수 시군구 등 기초지방자치단체 절반은 인구소멸 경고를 받고 있다. 특단의 대책 없이는 정상적 국가 운영은 물론이고 존립까지 걱정해야 할 지경이라는 주장마저 나온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 등 해외 주요 외신들도 한국의 출산율이 세계 최저를 갱신했다며 한국 인구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테슬라의 CEO인 엘론 머스크는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경우 대한민국이 소멸될지 모른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저출산·고령화는 우리 경제와 생활 전반에 근본적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이에 30년이나 50년을 내다보고 거시적 안목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에 다수 전문가들은 과감한 이민정책 등으로 인구 문제를 해결해 온 호주와 미국 그리고 유럽의 영국과 프랑스 등 사례를 참고해야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인에게 호주는 오랫동안 백인만이 사는 나라로 알려졌다. 그러나 1978년 백호주의를 버리고 이민을 늘려 인구도 늘리고 경제성장도 이룩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지난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조8102억달러이고 호주의 GDP는 1조5426억달러이다. 한국은 세계 10위이고 호주는 세계 12위다. 

지금은 한국이 앞섰으나 2100년이면 호주가 크게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세계 20위로 떨어지고 호주는 세계 8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측되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대 의과대 산하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의 예상에 따르면 한국의 인구는 지난해 5174만 명에서 2100년 2678만 명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호주 인구는 같은 기간 2573만 명에서 4235만 명으로 늘어나면서 호주의 경제력이 한국을 제친다는 것이다. 인구가 경제력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호주의 인구 증가는 적극적인 이민자 수용 정책 때문이다. 2020년 호주의 출산율은 1.58명으로 현재 인구 유지를 위한 출산율 2.0명을 밑도나 이민자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총인구는 증가하고 있다.

1700년대 영국 식민지로 출발한 호주는 오랫동안 백인 중심 국가였다. 1901년엔 호주 연방의회가 이민제한법을 통과시켰다. 백인 이외, 특히 아시아계의 이민을 사실상 차단하는 법으로 ‘백호주의’의 근간을 이뤘다.

하지만 출산율이 1978년 1.95명으로 2명을 밑돌자 위기의식이 돌면서 이민을 적극 받아들이는 쪽으로 바꿨다. 백호주의가 1978년 막을 내린 것이다.

호주 인구는 1970년 1200만 명대에서 2020년 2500만 명대로 두배 이상 증가했다. 2022년 기준 호주의 총인구 대비 이민자 비중은 30%이다. 대표적인 다민족 국가로 변모한 것이다. 이민정책 등에 힘입어 호주는 코로나19가 터지기 전까지 28년간 경제성장을 이어갔다. 최근 몇 년간 호주의 이민자 수는 연간 16만 명 안팎이나 호주 정부는 이민자를 두 배 이상 늘려 향후 5년간 200만 명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원조 이민자의 나라’ 미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1882년 중국인 이민 제외법령, 1921년 출신국가별 입국 할당제 등을 도입해 급증하는 이민자 수를 제한하려 했었다. 그러다 1965년 이민법을 개정해 인종차별적인 할당제를 공식 폐지했다. 3명을 웃돌았던 미국 여성들의 합계 출산율이 계속 감소하자 인구 유지를 위해 이민 확대를 꾀한 것이다. 미국 합계 출산율은 1976년 당시로선 역사상 최저치인 1.74명으로 주저앉는다. 1965 이민법은 오늘날 미국 이민정책의 뿌리가 돼 ‘이민 역사의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0년 이후 꾸준히 80만~100만명선을 유지했던 연간 이민자 규모가 코로나19 봉쇄 조치 등으로 대폭 후퇴하긴 했지만, 자연증가보다는 훨씬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뉴욕타임스는 “지속적인 출산율 감소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사망률로 인해 미국의 인구 증가율이 역사적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이민이 미국의 인구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0년 기준 미국의 이민자 비중은 13.7%에 이른다.

‘출산 강국’ 프랑스에서도 인구 유지를 위해 이민을 활용하고 있다. 1945~1974년 프랑스 경제는 대호황기였지만 노동력이 부족해 북아프리카 저숙련 이주민을 대거 유입했다. 그러다 글로벌 석유파동으로 경기가 급랭하자 1974년 저숙련 이주민 수용 중단을 공식 선언하고, 대신 2년 뒤부터 가족이민 제도를 활성화했다.

프랑스는 2020년 합계 출산율이 1.8명 가량으로 OECD 국가 중 1위다. 1980년대부터 3자녀 가족수당 등 출산장려책을 적극 도입한 결과다. 그럼에도 출산율이 장기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위기감 속에 이민정책을 활용하고 있는데, 이는 이주민 여성들의 합계 출산율(2.6명)이 프랑스인 여성들의 출산율보다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프랑스 정부는 2019년 한해 동안에만 29만1000명의 이민자를 받아들였다. 이는 이민 강국 호주(16만명)보다도 1.5배 가량 많은 규모다.

영국은 일정한 조건을 갖춘 외국인에게 영주권은 물론 시민권을 주는 정책으로 젊은 인구를 늘렸다. 그 결과 사회 전체의 활력도 높아져 취약 계층의 사회안전망도 유지하고 고령 은퇴자들에게도 더 많은 연금을 주게 되었다. 이에 다수 전문가 지적대로 영국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인구 감소를 막아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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