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원‧달러 환율이 5일 13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장중 1370원을 돌파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8.8원 오른 1371.4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에는 1371.9원까지 올라갔다.
환율이 1370원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4월 1일(고가 기준 1392.0원) 이후 13년 5개월 만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개장과 함께 전 거래일보다 2.4원 오른 1365.0원으로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 지난 6월 23일 1300원을 돌파했고, 지난달 23일 두달만에 40원이 올랐다.
지난 한 주 동안만 31.3원이 올라 1350원과 1360원대를 차례로 넘어섰다.
장 시작 전부터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성 발언에 나섰으나 고공행진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 하면서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 하에 필요시 선제적으로 대응해 시장 안정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회의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강달러에 비해 원화 하락세가 과도하다"는 물음에 "그 전에는 원화 가치가 덜 떨어졌는데 어떤 기간을 두고 보는지에 따라 답이 다르다"고 말했다.
달러 대비 원화 약세는 미국의 금리 인상에 영향을 받는 가운데 중국의 경기침체 우려, 중국과 대만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따른 위안화 약세,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 지속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8월에 역대 월 기준으로는 최대인 94억7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행진은 5개월 연속 지속됐다.
미 달러화지수는 지난 7월 예상을 하회한 미 소비자물가 지수 등으로 하락했다가 유럽지역 경기 둔화 우려, 주요 연준 인사들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 의지 표명 등으로 반등했다.
특히 유로화는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축소 등에 따른 에너지 공급 차질, 중국 봉쇄조치 영향으로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위안화는 코로나19 봉쇄 조치, 부동산 업황 부진, 60년 만의 폭염 등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 속에 인민은행이 정책금리를 인하하자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날 코스피·코스닥지수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73포인트(0.24%) 내린 2403.68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45포인트(1.84%) 내린 771.43으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