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진의 '차입금 경영' 괜찮나..KCC, 돈 많이 빌려쓰는 이유
정몽진의 '차입금 경영' 괜찮나..KCC, 돈 많이 빌려쓰는 이유
  • 최영준 기자
  • 승인 2022.09.05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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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신평 분석. KCC 총차입금 6월말 5.48조 달해...미국 실리콘기업 인수 이후 차입금 3배 급증, 그룹 전체에 부담...KCC건설은 원자재가 상승으로 작년 이후 영업 수익성 급락

[서울이코노미뉴스 최영준 기자] KCC그룹(회장 정몽진)이 대체로 아직 우수한 사업안정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핵심기업인 KCC의 차입금 규모가 지속적으로 급증하고 있고, KCC건설의 영업수익성이 최근 크게 저하되고 있는 점이 주요 크레딧 이슈라고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가 지적했다.

나신평은 최근 발표한 KCC그룹분석 보고서에서 2022년 6월말 연결기준 KCC의 총차입금(순차입금)은 5조 4851억원(3조 8838억원)으로, 2018년말 1조 8757억원(7372억원) 대비 4년도 안돼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나신평은 KCC의 차입금 규모가 그룹 전체 차입금의 92%에 달해 KCC의 차입규모 축소 여부가 그룹 재무부담 경감의 주요 결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리콘사업의 실적 개선세를 바탕으로 KCC의 차입금 감축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나, 또다른 계열사인 KCC글라스에서 신규 투자로 차입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보여 그룹차원에서의 재무부담 감소 폭은 일정 부분 제한될 수 있다고 밝혔다.

KCC는 2019년 5월부터 21년 1월까지 여러 과정을 거쳐 미국 소재 글로벌 실리콘 회사인 모멘티브 지분 60%를 인수, 연결 자회사로 편입했다. 인수대금 조달과 인수 전 450%에 달했던 모멘티브의 부채비율이 KCC 연결실적에 반영됨에 따라 이같이 KCC의 차입금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 올 상반기에도 재고부담과 고정자산 투자가 이어지며 아직 유의미한 수준의 차입금 감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나신평은 지적했다.

▲KCC의 연결기준 재무안정성 지표 추이

다만 KCC는 지난 6월말 연결기준 약 1.6조원의 현금성자산과 삼성물산, 현대중공업 등 약 2.4조원의 투자주식, 약 4.4조원의 유형자산(투자부동산 포함)을 보유하는 등 우수한 재무적 융통성이 있어 재무위험을 일정 부분 완화하고 있다고 나신평은 밝혔다.

시공능력 순위 27위의 KCC건설의 경우 양호한 사업역량과 수주잔고를 아직 유지하고 있지만 2021년 이후 주택 외 일부 건축현장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을 예정원가에 일시 반영하면서 원가율이 크게 상승하고 영업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KCC건설의 EBIT(세금,이자 부담전 영업이익)/매출액 비율은 2020년 4.9%에서 2021년 2.3%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올 상반기에는 0.4%로, 더 떨어졌다.

정몽진 KCC 회장<연합뉴스>

그룹 내 매출비중 18% 정도인 KCC건설의 영업수익성 회복여부가 그룹 수익성 개선에 유의적인 영향을 미칠것으로 나신평은 전망했다.

나신평은 또 KCC건설의 민간개발사업들중 PF(프로젝트파이낸싱) 잔액 규모가 큰 영광 대마산업단지(PF우발채무 282억원), 전주 부대 이전(PF우발채무 214억원) 등의 현금유출 가능성이 잔존하고 있고, 분양물량이 과다한 대구지역 사업(대구동인동주상복합, 100억원) 등도 운영실적 및 PF상환 추이에 대해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청라골프장 사업 관련 재무투자자 아라베스크(유)에게 제공된 풋옵션의 실행여부도 모니터링 요인이라고 밝혔다. 이 풋옵션은 행사가액 307억원으로 선급비용 65억원을 제외한 242억원이 파생상품부채로 설정되어 있다.

▲KCC건설의 공종별 영업수익성 추이

나신평은 올해 러∙우크라 전쟁과 미중 분쟁 심화 등 대외변수로 인해 전방산업 내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로, 건설부문뿐만 아니라 KCC그룹의 사업 전반에 실적가변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해외판매 비중이 높고 작년까지 실적회복이 빨랐던 실리콘사업도 이같은 불확실성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을 것으로 나신평은 예상했다.

그룹 내 실리콘사업을 대표하는 모멘티브의 2021년 연결 매출액은 3조1224억원으로, 그룹 전체 매출의 37.1%에 달했다. 모멘티브는 글로벌 실리콘 시장의 치열한 경쟁환경과 업황저하로 2020년 이전까지 저조한 수익성을 보였으나, 21년부터 수요 회복이 이루어지면서 작년 흑자전환을 했고, 올 상반기에도 영업수익성 개선세가 지속됐다.

한편 KCC그룹은 KCC, KCC글라스, KCC건설 주요 3개 계열사로 구성돼 있다. 고(故) 정상영 창업주의 장남인 정몽진 KCC 회장이 최대 계열사 KCC 지분 19.6% 및 KCC글라스 지분 8.6%, 차남인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은 KCC글라스 지분 26.1%, KCC 지분 8.5%를, 삼남인 정몽열 KCC건설 대표이사는 KCC건설 지분 30.0%, KCC 지분 6.3%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또 KCC가 KCC건설 지분 36.0%를 보유하고 있어 그룹 경영권은 정몽진 회장 중심으로 안정적인 3형제 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오너일가를 둘러싼 오너리스크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정몽진 회장은 차명 기업 보유와 친족 소유회사들의 계열사 편입 신고 및 보고 누락 등 혐의로 작년초 공정위에 의해 검찰 고발된 적이 있다"면서 "또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은 본처와의 두 번 째 이혼소송 상태에서 내연녀에게 수백억원대 자산을 건넨 것이 확인돼 몇 년전 물의를 빚기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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