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경영·성과주의'에 '아메바 경영'까지…변화·혁신 주효
[서울이코노미뉴스 이보라 기자] 손해보험사 메리츠화재가 오는 10월1일 창립 100주년을 맞는다.
메리츠화재는 조정호 회장(64) 취임후 20년 만에 30배가 성장하는 등 업계에서 인재경영과 성과주의를 앞세워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15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1922년에 설립된 우리나라의 최초 손해보험사로 내달 1일 100주년이 된다.
일제 강점기인 1922년 조선화재로 창립해 1950년 동양화재, 2005년 메리츠화재로 사명을 변경하며 역사를 이어왔다. 일본보험사가 지배하던 1922년에 민족자본을 기반으로 조선화재를 만들었고, 1935년에는 경성의 명물이었던 태평로 사옥을 짓는 등 명맥을 이어갔다.
1950년 동양화재로 이름을 바꾼 뒤, 1956년 보험업계 최초로 증권거래소에 상장했으며, 1967년 한진그룹에 편입됐다.
2005년 한진그룹에서 계열분리 뒤 '제2의 창업'이란 정신으로 메리츠화재로 변경한 뒤 새롭게 거듭났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의 4남이다. 그는 아버지가 2002년 세상을 떠나자 당시 그룹내 가장 규모가 작았던 금융계열사를 물려받았다.
하지만 2015년 이후 보수적인 보험업계에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면서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 빅3의 아성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다.
한진그룹에서 계열분리 당시 메리츠화재의 자산은 2조7000억원, 시가총액은 1700억원에 불과했다. 메리츠화재는 현재 자산 28조원, 시가총액 4조5000억원 수준으로 업계의 판도를 바꿀 만큼 성장했다.
메리츠화재는 2019년부터 당기순이익 업계 3위로 올라섰고, 2010년 77억원에 불과했던 순이익이 100배나 급성장했다.
메리츠화재는 이런 도약의 비결을 조정호 회장의 '인재경영'과 '철저한 성과주의'를 꼽았다.
관계자는 "회사의 성장 및 발전에 최적이라고 생각되는 우수한 전문경영인을 영입한 뒤 이들을 믿고 사업을 맡긴다"면서 "최고경영자가 책임지고 진행하며 긴급한 의사결정이 필요할 경우 몇천억원짜리 투자까지 사후보고로 진행된 적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승진연한이 따로 없어 40대 젊은 임원이 배출되고, 학력이나 직급이 아니라 회사 기여도에 따라 보상을 하다보니 회장·부회장보다 연봉이 더 많은 임원이나 팀장이 적지 않다.
메리츠화재는 2015년 김용범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회사 조직을 부문별 소집단으로 나눴다. 개개인이 경영자 의식을 갖고 조직이 굴러가게 하는 '아메바 경영'을 도입해 모든 조직을 성과형 조직으로 탈바꿈시켰다.
보험업계의 획일화된 영업조직 구조에서 벗어나 영업관리 조직에서 본부 및 지역단을 모두 없애고, 본사 밑에 영업점포로 직결되는 구조로 슬림화했다. 또한, 보험설계사 출신 본부장 승격제도를 도입해 영업조직에 잔재했던 직업적 커리어의 한계도 없앴다.
메리츠화재는 창립 100주년을 맞아 이달 변화와 혁신이라는 브랜드 철학을 담아낸 TV 광고를 개시했다. 연말에는 고객을 위한 혁신과 리더십에 대한 메리츠화재의 생각을 담은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