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계식 칼럼] 하루는 공자님의 제자인 자공이 공자님을 찾아 뵙고, “스승님, 국가 경영의 요체는 무엇이겠습니까?”하고 문의를 하였단다. 공자님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식(食)과 병(兵)과 신(信)이다”라고 말씀하셨다. 공자님의 말씀을 오늘날의 의미로 해석하자면 식(食)은 경제이고, 병(兵)은 국방이며, 신(信)은 정치를 비롯한 사회질서요, 국민의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매우 단순한 것 같지만 크게 봐서 이 세 가지만 잘하면 국정 운영의 큰 틀에는 별 문제가 없지 않겠는가! 약 2,600년 전 일이다.
6•25 전쟁이 휴전이라는 명목으로 중단된 후,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못살던 국가 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오늘날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해 G20(세계 주요 20개국)의 회원국이 되었고 G8 회원국으로 부상할 날도 머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군사적으로도 이미 강국의 대열에 올라 있다. 세계 군사전문가들은 대한민국의 군사력이 세계 6위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군사력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서 한번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폴 케네디 미국 예일대학교 역사학 교수는 그의 명저 ‘강대국의 흥망’에서 “국가 간의 관계는 어디까지나 상대적이지 절대적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맞는 말이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반만년 역사를 통해 그 어느 때보다도 부강한 국가가 되긴 했지만, 우리 주위에 우리보다 더 강한 나라가 있으면 우리의 안보는 불안해질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러시아, 중국, 일본을 살펴볼 때 세계 군사전문가들은 러시아의 군사력은 세계 2위, 중국은 세계 3위, 그리고 일본은 우리를 바로 앞선 세계 5위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힘만으로, 즉 독자적으로 나라를 지키겠다는 것은 매우 불안하고 위험한 일이다. 우리의 부족한 힘을 보강하기 위해서는 강대국과의 강력한 동맹이 요망된다.
그 동맹국이 어떤 나라이어야 하는가를 생각해 보자. 우리는 대한민국의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자유민주주의와 자유경제주의(시장경제)에 의하여 국민이 주인인 자유민주공화국에 살고 있다. 사람들이 “자유가 왜 중요한가?” 하고 물으면, 나는 항상 “자유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한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즉, 태어날 때 하늘로부터 받아든 인권을 보장받고, 자신의 역할에 맞는 올바른 선택과 실천을 통한 자아실현으로 스스로 행복한 생활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필수불가결의 핵심 요소가 ‘자유’라는 말이다. 이러한 가치관과 정체성을 함께하는 강대국과 동맹을 맺는 것이 당연하며, 그러한 동맹의 대상국이 어느 나라인가는 새삼 말할 필요도 없이 자명해진다.
필자는 대한민국이 공산화되는 것을 막고, 나아가 중국의 일부로 전락하는 것을 막자는 궁극적인 목적을 가지고, 지난 10년 가까이 집회와 시위를 주도하며 거리에서 지내다시피 했다. 나라를 생각하는 애국 시민들은 문재인 정부에서 훼손될 대로 훼손된 국가정체성과 파멸지경에 이른 국정기조 및 정책 방향을 바로잡으려는 염원으로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으며 정권 교체를 이룩했다.
이제 윤 정권은 모호하고 줏대 없는 자세에서 벗어나 대한민국의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우리의 국가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우리가 나아갈 길을 확립해야 한다. 정권이 막 출범한 지금 가장 절실하고 시급한 일이 바로 정체성과 진로를 제대로 잡고 흔들림 없이 밀고 나가는 것이다. 또한 눈앞의 국익도 중요하지만 G20 회원국이요, 곧 G8 회원국으로 격상될 경제대국, 군사강국으로 성장한 오늘날 국제적으로 할말은 하고 뚜렷한 존재감을 과시할 뿐만 아니라, 세계 선도국가로서의 역할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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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민계식 (minksdr@gmail.com)
사단법인 선진사회만들기연대 이사장
대한민국 최고 과학기술자상 수상
대한민국 국가 과학기술 유공자
(전) 현대중공업 대표 이사회장(CEO & CTO)
(전) KAIST 해양시스템 공학부 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