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00원 코앞서 6원 급락 왜…'도시락 폭탄' 등장했나
환율 1,400원 코앞서 6원 급락 왜…'도시락 폭탄' 등장했나
  • 한지훈 기자
  • 승인 2022.09.1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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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점 1,397.9원서 당국 구두개입후 급락…7억달러 개입설
15일 장 마감후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원/달러 환율이 15일 점심시간 무렵 1,400원을 돌파하려다 갑자기 6원 이상 급락해 당국의 시장개입설이 나오고 있다.

이른바 '도시락 폭탄'이 다시 등장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도시락 폭탄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외환당국의 달러 매도 개입이 주로 점심시간에 이뤄지면서 나온 말이다. 점심시간에는 상대적으로 거래물량이 적어 개입물량을 최소화하면서 최대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2.8원 오른 달러당 1,393.7원에 거래를 마쳤다. 

정오를 전후로 1,394원선에 머물던 환율은 점심시간 내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다 오후 1시를 막 넘긴 시간쯤 1,397.9원까지 올랐다.  이는 전날 기록한 연고점을 하루 만에 경신한 것으로,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5개월여 만의 최고치다.

상황이 이쯤 되자 1시10분쯤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에 나섰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최근 대외요인으로 원화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시장내 쏠림 가능성 등에 대해 경계감을 갖고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1시간 전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쪽으로 과다한 쏠림이 있거나 불안심리가 확산하면 필요한 시점에 적절한 시장안정조치 등 필요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의 개입성 발언에도 달러매수 분위기가 되레 강화되자, 외환당국이 다시 한번 정색하고 개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외환시장의 반응은 추 부총리의 발언보다 외환당국의 구두개입 이후 격렬하게 나타났다.

1,397.9원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채 40분이 되지않은 시간 동안 1,391원 초반대까지 밀렸다. 당국의 개입이 6원 가까운 환율을 끌어내린 셈이다.

시장에서는 추 부총리의 개입성 발언과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이 만들어낸 효과가 이처럼 달랐던 이유로 당국의 물리적인 시장개입을 들고 있다. 

당국이 1,400원선을 앞두고 시장에 경고신호를 주는 차원에서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나선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 시간대에 평소보다 외환거래가 급증한 점을 당국의 개입근거로 드는 분위기다. 환율을 급하게 끌어내리려 당국이 최소 7억달러 이상을 한꺼번에 매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점심시간에 호가가 얇은 틈을 타 정부가 구두개입과 함께 실개입을 한 것 같다"면서 "평상시보다 개입의 폭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개입은 금융위기 당시 도시락 폭탄과는 다소 성격이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국이 인위적으로 레벨을 끌어내리기 위한 개입에 나섰다기보다는, 점심시간에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며 1,400원까지 터치할 상황이 되자,  과도한 쏠림에 대한 시장안정 차원에서 스무딩 오퍼레이션에 나선 것 아니냐는 것이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이날 개입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당국의 눈에 띄는 시장개입이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은 적게 보는 분석이 많다. 글로벌 달러강세 상황에서 외환당국의 개입이 시장흐름을 바꿀 수는 없기 때문이다. 

즉 1,400원선 진입속도 조절을 위해 급격한 쏠림에 대해 미세조정을 했을 뿐, 1,400원선 진입자체를 저지하려는 것으로는 보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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