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이코노미뉴스 이보라 기자] 시중에 풀린 돈이 지난 7월에만 10조원 이상 늘어나는 등 4개월 연속 증가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커지면서 주식 등 위험자산을 매도해 예적금에 넣는 '역(逆) 머니무브'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시중 통화량은 광의통화(M2) 기준 3719조5000억원으로 전월대비 10조4000억원(0.3%) 늘었다. 1년 전에 비해서는 8.0% 증가했다. M2는 4월부터 4개월 째 한 자릿수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전월 대비 증가폭은 조금씩 둔화되는 모습이다. 한은 관계자는 “연말까지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면서 M2 증가세가 서서히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등 금융상품을 포함한 넓은 의미의 통화 지표다.
금융 상품별로는 2년 미만 정기예적금이 21조6000억원이나 늘었다.
반면 7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한 '빅스텝'을 앞두고 MMF는 3조7000억원 줄었고,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9조3000억원), 요구불예금(-5조원) 등 결제성 예금도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 상승과 안전자산 선호 등으로 주식 등 위험자산을 빼내 정기예적금으로 옮겨간 영향이 크다"면서 "금리 인상이 가속화되면서 대기성 자금 성격이 강한 요구불예금 등 단기성 자금이 크게 준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식 등 위험자산에 투자했던 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예·적금으로 들어오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금리인상 기조가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 위험자산에 넣어둔 돈을 예금으로 돌리는 '역 머니 무브'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주체별로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 통화량은 안전자산 선호현상 등으로 정기예적금을 중심으로 증가하면서 10조1000억원(0.6%) 늘어난 1832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기업은 외화예금 등이 늘면서 3조4000억원(0.3%) 늘어난 1095조원으로 1개월 만에 다시 증가 전환했다.
반면 기타금융기관은 MMF, 금전신탁 등의 일시 환매 영향으로 전월대비 6조2000억원(-1.1%) 감소한 579조4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기타부문은 8000억원(-0.4%) 감소한 211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단기자금 지표인 M1은 1375조6000억원으로 전월대비 1조7000억원(0.1%) 늘어 6개월 연속 증가했다. 전년 동월에 비해서는 7.8% 늘어 지난해 2월(26.0%) 이후 16개월 연속 증가폭이 축소됐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정체되고 있어 전월대비 통화량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