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신속통합기획·모아타운 등 재개발 활성화도 영향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금리인상과 경제불안 여파로 주택거래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가 역대 최소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계약일 기준 아파트 매매건수는 지난 7월 643건으로 2006년 관련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소를 기록했다.
이어 8월에도 현재까지 신고된 건수를 기준으로 540건에 그쳐 또다시 최소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신고기한(계약후 30일 이내)이 열흘가량 남아 있으나 지난달 25일 국내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 네차례 연속으로 오르면서 부동산 거래시장이 사실상 '빙하기'에 진입한 상황을 고려하면, 남은 기간에 100건이 넘는 매매량이 추가 신고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9월 들어서도 현재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 신고건수는 73건으로 100건을 훨씬 밑돌고 있다.
반면 서울 빌라 매매건수는 지난해 1월부터 아파트 매매건수를 추월하고 있다.
지난달과 이달에도 빌라 매매는 이날까지 신고된 건수를 기준으로 각각 1882건, 243건이 등록돼 아파트 매매건수의 세배를 웃돌고 있다.
서울의 한 빌라촌
통상 빌라는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아 환금성이 떨어지고, 가격도 잘 오르지 않는다는 인식탓에 그간 주택 수요자들이 대체로 빌라보다는 아파트를 선호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강도 대출규제와 금리인상 압력, 올해부터 본격화된 경기침체 우려 등이 겹치면서 아파트 매매가 극도로 부진한 상황이다.
빌라 매매 또한 금리인상과 경기부진 여파로 지난 4월(3897건) 이후 감소세지만, 21개월째 아파트 매매량을 웃돌고 있다. 규제가 집중되고 비싼 아파트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정비사업 기대감이 높은 빌라에 매수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빌라가 전체 매매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택유형별 매매 통계(신고일 기준)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의 전체주택(단독·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아파트) 매매 4858건 가운데 빌라(다세대·연립주택)가 3206건으로 66.0%를 차지했다.
서울지역 주택 매매 가운데 빌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2월(62.8%)에 처음 60%를 돌파한 이후 올해 4월까지 5개월 연속(63.4%→60.2%→64.8%→62.2%) 60%를 웃돌았다.
5월과 6월(각 58.4%)에는 50%대로 낮아졌으나 7월(66.0%)에는 다시 60%대로 올라서며 월별 역대 최고치 기록을 다시 썼다.
반면 서울에서 아파트 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7월 21.2%로, 통계 작성이래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지난 7월 강서구(83.4%), 양천구(81.3%), 강북구(80.3%)에서는 전체주택 매매 10채 가운데 8채 이상이 빌라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서울시에서 빌라 매매가 상대적으로 많은 데는 시의 재개발 정비사업 활성화도 영향을 끼쳤다.
서울시는 지난달 29일부터 신속통합기획 주택 재개발 2차 공모를 진행중이다. 앞서 지난해 실시된 1차 공모에는 24개구 총 102곳이 신청해 21곳이 최종 후보지로 선정됐다.
또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10만㎡ 이내 노후저층 주거지의 주거환경을 개선해 대단지 아파트처럼 주택을 공급하는 모아타운 사업에도 최근 19개 구에서 39곳이 신청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서울지역의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된 가운데서도 신속통합기획이나 모아타운 등의 정비사업 기대감이 높은 지역의 빌라는 거래가 상대적으로 활발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