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한국도로공사 사장도 비위 관련 감찰 착수 이후 자진 사퇴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국토교통부가 산하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대해 정밀 감사에 착수했다.
권형택 사장에 대한 퇴진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30일 국토부에 따르면 HUG는 지난해 특정 건설업체의 신용등급을 근거 없이 'BB+'에서 'A+'로 4단계나 상향 조정했다.
이 같은 특혜로 13억2000만원 규모의 보증료 손실을 입었다는 게 감사의 직접적인 이유다.
HUG 실장급 간부가 해당 업체의 신용등급 상향 과정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 간부는 지난해 4월쯤 해당업체를 담당하는 영업지사에 등급을 올려주라고 수차례 요구했다.
영업지사에서 등급상향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부정적 의견을 내자 해당 지사장을 다른 지방으로 발령을 낸 정황도 드러났다.
이러한 과정에 권형택 사장이 개입했는지 여부가 주목거리다. 해당 실장은 영업지사에 신용등급 상향을 요구하기에 앞서 권 사장에게 관련 내용을 3차례 대면 보고한 것으오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권 사장의 책임에 대해서도 감사할 계획"이라면서 "부당한 업무지시나 인사전횡이 있었는지 살펴보고 위법행위가 밝혀지면 고발 등을 통해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감사가 구체화되면 권 사장이 몇몇 다른 산하기관장들이 그랬던 것처럼 자진 사퇴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
권 사장은 지난해 4월 사장으로 취임했고 임기는 1년 7개월 남아있다.

국토부가 전 정부에서 임명된 산하 기관장의 비리 등과 관련한 문제를 거론한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지난달 한국토지주택공사(LH) 김현준 사장이 직원 비위 정황이 보도되자 임기를 1년 8개월 남기고 자진 사퇴했다.
지난 21일에는 한국도로공사(EX) 김진숙 사장이 국토부의 감찰 착수 사실이 알려지자 사의를 표명했다. 임기를 6개월을 남겨둔 상태였다.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값 인하를 놓고 국토부와 벌어진 마찰이 직접적인 계기였다.
국토부 산하기관장 가운데 전 정권에서 임명돼 1년 이상 임기가 남아있는 기관장은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윤형중 한국공항공사 사장, 나희승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 김정렬 한국국토정보공사(LX) 사장, 강병재 새만금개발공사 사장 등이다.
한편 국토부는 올해 산하기관·협회 등 22곳에 대해 정기감사를 진행 중이다. 연말까지 기관·협회 등 22곳에 대한 정기감사를 진행하고 필요하면 문제 사례를 공개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