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코스피가 30일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에도 2,150대로 밀리면서 연저점 기록을 다시 썼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5.44포인트(0.71%) 내린 2,155.49에 장을 마쳤다. 종가는 2020년 7월 10일(2,150.25) 이후 약 2년 2개월 만에 최저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이 2813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방압력을 키웠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694억원, 1067억원을 순매수했으나 하락세를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날 미국 뉴욕 증시는 달러강세와 금리급등세가 진정됐음에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강도 높은 매파 발언을 이어가고, 애플 투자의견 하향으로 경기침체 이슈가 부각하면서 급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1.54%)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2.1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2.84%)가 일제히 하락했다.
국내 증시는 변동성 장세를 보이다가 마이크론의 실적발표, 원/달러 환율 하락을 계기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종목에 외국인, 기관의 저가 매수세가 몰리면서 낙폭을 축소했다.
마이크론은 2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현 분기 매출이 42억5000만달러(약 6조860억원)으로 예상치인 매출 60억달러(약 8조5920억원)에 크게 못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수요감소에 따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5월에 시작하는 2023 회계연도 하반기부터는 시장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8.7원 내린 1,430.2원에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장중 원/달러 환율이 1,430원 하향 이탈시도에 따라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했고, 최근 급락했던 반도체주와 카카오 반등에 힘입어 낙폭을 줄였다"면서 "여전히 긴축부담과 침체우려 등 불확실성 요인이 시장을 억누르고 있어 지수반등에는 실패했다"고 말했다.
시가총액 상위권에서 삼성전자(0.95%)와 SK하이닉스(2.85%), 카카오(2.15%)가 모처럼 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3.07%), 삼성바이오로직스(-0.74%), LG화학(-2.01%), 현대차(-2.75%), 삼성SDI(-3.53%), 네이버(-1.53%), 기아(-3.49%) 등은 떨어졌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42포인트(0.36%) 내린 672.65에 마감했다. 종가는 2020년 5월7일(668.17) 이후 최저치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이 657억원, 기관이 324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은 939억원을 순매수했다.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7조8653억원,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5조4085억원이었다.
◇한은 "외환시장 쏠림에 대한 안정조치…외환보유액 부족하지 않아"
외환당국은 지난 2분기(4∼6월) 시장안정을 위해 외환시장에서 154억900만달러를 순매도했다고 한국은행이 밝혔다.
이 규모는 한은과 기획재정부가 2019년 3분기부터 분기별로 외환당국의 달러 총매수와 총매도의 차액을 공개한 이후 최대 순매도 규모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시장의 '결정기능 존중' 원칙 아래 시장의 쏠림이 발생할 때 안정화 조치를 실시한다는 일관된 입장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이런 외환시장 안정조치에 따른 외환보유액 감소에 대해 "순대외자산, 경상수지 흑자, 낮은 단기외채 비율 등을 고려할 때 부족하지 않은 수준으로 판단한다"며 "최근 환율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다소의 외환보유액 감소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