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정연주 기자] 지난달 포스코 포항제철소에 피해를 입힌 태풍 힌남로가 북상하는 상황에서 골프를 친 포스코 최정우 회장을 향해 퇴진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4일 국정감사에 출석해 골프를 친 사실을 인정하고 태풍에 따른 제철소 피해는 '회사 매뉴얼상 제철소장 책임'이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포스코 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는 6일 성명을 내고 "최 회장은 포스코 정신 회복과 새로운 시작을 위해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포스코지회와 포항참여연대 등도 앞서 "최 회장은 제철소 침수현장에 두어 번 나타나 삽질하는 사진을 내보냈을 뿐 포항제철소 현장에서 동고동락할 의지는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최 회장은 태풍 이후에 포항제철소 복구 현장을 5회 찾아 조기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에 상륙했을 때 주말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나 국회 국정감사에서 질타가 쏟아졌다. 수해 중 골프 의혹이 국감장에서 공론화된 것이다. 최 회장의 수해 복구 책임론이 가시지 않은 와중에 골프 사실마저 알려지며 수세에 몰리고 있다.
지난 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최 회장에게 “9월1일부터 재난대책본부를 가동했다고 했는데 9월3~4일 주말을 이용해 골프를 쳤느냐”고 물었다. 최 회장은 “3일은 골프를 쳤고 4일은 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9월3일은 토요일이었다.
여권 일각에서 포스코 최정우 회장 교체론 불거져
이에 박 의원은 “일주일 전부터 재난대책본부가 가동 중인 상황에서 골프를 치러 가는 게 재난대책 책임자로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회사 매뉴얼상 재난대책본부장은 제철소장으로 돼 있다. 최종 책임자는 회장이지만 회사에는 역할과 책임이 분할돼 있다”며 책임 공방을 차단하려는 듯한 답변을 이어갔다.
하지만 박 의원은 “태풍으로 전부 긴장한 상황에서 포스코 회장이 골프장에 가 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 책임져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태풍이 온다는 날에 골프장에 있었다는 말을 할 수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최 회장의 9월5일 일정도 도마에 올랐다. 국감장에서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8월 30일부터 단 한 번도 최고 경영진 주재 회의를 한 적이 없고 9월5일에는 미술 전시회를 관람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최 회장은 “맞다”고 시인했다.
당시 최 회장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국제아트페어 전시회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인 9월4일 포스코는 힌남노의 영향으로 조업 중단을 결정한 바 있다. 이 의원은 “9월5일 회장이 미술 전시회를 보는 게 맞느냐”고 꼬집었다.
최 회장은 빠른 상황 수습을 약속했다. 그는 “최대한 복구를 단축시켜 국가 경제와 철강 수급에 영향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복구 비용은 12월 정상 가동 시점에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힌남노에 따른 매출 감소액은 2조400억원 수준이란 말도 덧붙였다.
이 밖에 최 회장은 잇따른 안전 사고로 리더십이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 1월에는 포항제철소에서 배관 보온 작업을 하던 30대 용역사 직원이 사고로 숨지는 비극이 발생했다.
작년 2월과 3월에도 포항제철소 협력∙하청업체 직원이 연이어 목숨을 잃었다. 그해 10월에는 포스코 계열사 직원이 덤프트럭과 충돌해 사망했다. 2018~20년에도 매년 인명사고와 폭발, 화재 사고가 터졌다. 모두 2018년 7월 최 회장 취임 이후 발생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