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정세화 기자] 대규모 서비스 중단을 불러온 카카오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메신저 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시장의 90%를 점유한 카카오의 대표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이 올해만 다섯 번째 서비스 장애를 일으킨 데다 15일에는 약 10시간 동안 모든 기능이 멈추면서 다른 메신저를 찾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15일 발생한 카카오톡 서비스 장애를 기점으로 네이버 라인이나 텔레그램 등 대체 메신저 가입자가 급증했다. 해외출장 중 긴급한 연락을 취하거나 약속을 잡아야 하는 소비자들에게 메신저는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카카오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토요일 오후 시간은 메신저 사용이 가장 활발한 시간대로 여겨진다.

30대 직장인 정모씨는 "친구들과 비행기 티케팅 등 연말 단체여행 계획을 논의하던 중 카톡이 먹통이 됐다"면서 "불통 시간이 오래 지속돼 친구들과 다 같이 라인에 가입했다"고 전했다. 고등학생 김모군은 "평소 카톡을 통해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소식을 알렸는데 토요일에는 카톡이 안 보내져 라인을 이용했다"라고 말했다. 직장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텔레그램에도 이날 오전부터 새 가입자가 계속해서 늘어났다.

네이버는 발빠르게 '라인 홍보 작전'에 나섰다. 네이버 모바일 응용소프트웨어(앱) 메인 화면에 "긴급한 연락이 필요할 때, 글로벌 메신저 라인 사용하세요" "끊기지 않는 글로벌 메신저 라인"이라는 홍보 문구를 올렸다. 카카오톡의 서비스 장애를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서비스 안정성'을 강조하며 틈새 공략에 나선 것. 네이버 라인의 경우 일본 등 해외 230개국에서 3억 명가량의 누적 가입자를 확보한 '글로벌 메신저'로 자리 잡았지만, 유독 국내 무대에선 카카오톡에 밀려 만년 2인자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톡이 장시간 서비스 장애를 일으키면서 시장 변동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현재까지 카카오톡이 국내 메신저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압도적 강자 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무료 서비스와 시장 선점 효과 때문이나 업계에선 이번 카카오 사태로 소비자 신뢰가 크게 떨어졌고, 대체 메신저로의 소비자 유입에 물꼬가 트이면서 '카카오톡 천하'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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