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서는 안됐던 ‘이태원 비극’, 국가와 공무원은 있었는가
일어나서는 안됐던 ‘이태원 비극’, 국가와 공무원은 있었는가
  • 정세화 기자
  • 승인 2022.10.3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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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명 운집한다는데 경찰 137명만 배치
“핼러윈 재난안전법 대상 아니다”며 특별 대비 안해
일방통행 등 동선관리만 했어도 참사 안일어났을 것 
우리의 목표는 안전한 사회이고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
29일 밤 서울 이태원에서 일어난 참사는 일어나서는 안될 비극이었다. 여야는 이번 참사를 계기로 초당적 협력으로 안전사회를 위한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연합뉴스
29일 밤 서울 이태원에서 일어난 참사는 일어나서는 안될 비극이었다. 여야는 이번 참사를 계기로 초당적 협력으로 안전사회를 위한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세화 기자] 국가가 있었는가. 아니 국민에 봉사하는 공무원은 있었는가.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 벌어졌다. 선진국이 된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안전’이 압사당한 것이다. 15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이태원 참사는 안전불감증이 빚은 행정참사였음이 분명하다. 10만명이 몰린다는데 배치된 경찰은 불과 137명이었다 한다. 관할 지자체인 용산구는 물론 서울시와 서울경찰청은 현장 안전요원 배치는 물론 보행동선 관리 등 기본적인 안전조치를 세워두지 않았다는 것이 방재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참사 현장인 ‘좁은 골목길’에 이날 밤 일방통행을 실시하는 등 동선관리만 했어도 참사는 벌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행정당국에서 안전대책을 수립하지 않은 것은 이태원 일대에서 행해진 핼러윈데이 행사가 법적인 의미의 지역축제가 아니었다는 이유 때문이라 한다. 지자체나 정부 당국이 주최하거나 후원하는 공식 행사가 아니라 지역 유흥업소가 자체적으로 벌이는 영업활동인 만큼 정부 당국이나 지자체에서 관리할 책임이 없다는 것이다.


 사고 이틀전인 27일 용산구 부구청장 주재로 대책회의가 열렸으나 참사 당일 해밀턴호텔 옆 참사 현장에는 안전지도요원은 배치되지 않았고 이태원 일대 도로와 차량 통제도 없었다. 인파가 몰려 안전사고가 우려될 때 내려지던 지하철역 무정차 운행도 없었다.


 이날 핼러윈데이 안전대책을 세운 곳은 의용소방대원 48명을 동원해 소방안전대책을 세운 용산소방대 뿐이었다고 방재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경찰 137명을 배치했다고 했으나 이들은 다수가 마약 풍기 단속을 위한 사복 경찰이었고 정복을 입은 경찰은 불과 58명 뿐이었다 한다.
 서울시의 경우도 용산구로부터 지하철 무정차 등 협조 요청이 없었다며 이번 행사와 관련해 별도 안전대책을 세우지 않았음을 시인한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이후 처음 맞이하는 핼러윈으로 어느 때보다 축제 열기가 고조되고 있었으나 관할 지자체의 요청이 없었으므로 아무런 대비도 않았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는 것이 유족 및 방재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방재전문가들은 관할 지자체나 경찰 쪽은 이날 이태원에 상당한 인파가 몰릴 것이라는 정보를 갖고 있었을 것으로 판단하다. 그러나 이날 핼러윈 행사가 재난안전법 대상이 아니라는 소극 행정으로 대형 참사를 불러왔다고 통탄한다. 재난안전법은 1천명 이상 관광객이 오거나 지자체장이 대비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축제에 대해선 안전대책을 수립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참사 현장에서는 시민들과 인근 상인들이 피해자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심폐소생에 매달리는 등 구조작업에 헌신적으로 참여했다. 이들의 동포애와 헌신을 보며 TV를 보던 시청자 등 국민들은 위안을 얻고 희망를 봤다. 대다수 국민들은 한편으로 비통함을 달래며 성숙한 자세로 정부의 수습 등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29일 밤 서울 이태원에서 일어난 최악의 압사사고는 ‘행정 참사’라는 지적이 많다.  ‘애도 기간’ 동안에는 모두가 자숙하는 분위기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이번 사고의 원인을 낱낱이 찾아내 분석하고  잘못이 있는 사람에게는 응분의 책임을 묻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의 목표는 안전한 사회이고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이다. 더 이상 일어나서는 안될 참사가 일어나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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