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와 SNS시대의 비극...‘자성’과 ‘자제’가 절실
이태원 참사와 SNS시대의 비극...‘자성’과 ‘자제’가 절실
  • 조석남
  • 승인 2022.11.0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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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남의 에듀컬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Social Network Service)는 21세기 정보화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될 소통의 수단으로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특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혼자만의 시간이 많아진 지금 정보를 확인하고 지인들과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물론 SNS를 통해 업무를 처리하는 것도 현대인의 일상이 돼버렸다.

인터넷을 사용하면 누구나 통신료 부담 없이 전 세계 사람들과 실시간 소통할 수 있고 국제적 이슈인 전쟁 등 다양한 분야의 시사 접근이 가능하다.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고 직접 대면하지 않아도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등 편리함은 당연하지만 어디에서나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이태원 참사’를 통해서도 SNS의 명과 암이 다시 한 번 엇갈렸다. 이태원 참사 사망자를 애도하는 온라인 추모공간이 마련되고 있는 반면, SNS 및 동영상 플랫폼에서는 일부 이용자들이 대규모 인명피해 현장을 자극적인 콘텐츠로 재가공, 유통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중대본 회의에서 “일부 인터넷, SNS 등을 통해 사상자를 혐오하는 발언이나 허위조작 정보, 자극적인 사고 장면이 공유되고 있다”며 “이러한 행동은 절대 자제해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밝힌 것도 사안의 심각성을 담고 있다.

사고 직후부터 밤 사이 SNS 등에는 사고 현장에서 목격자들이 촬영한 영상이나 사진들이 실시간으로 흘러넘쳤다. 구급요원들이 집단으로 심폐소생술(CPR)을 하는 클로즈업 영상이라든가, 심지어 모자이크 처리도 없이 시신들이 바닥에 눕혀져있는 충격적인 사진들도 적지 않았다.

그동안 국내에서 전례를 찾아볼 수 없었던 대규모 압사 사고인데다 특히 세월호 참사, 코로나19 대유행 등 국가적 재난까지 이어진 상황에서 SNS라는 새로운 수단을 통해 현장 모습이 시시각각 전해지면서 국민의 충격을 더욱 키웠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SNS는 인간관계를 확장시키는 한편 사람들의 정보와 지혜를 나누는 곳이다. 때론 사회 변혁을 촉진시키는 매개체로 위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무바라크 정권을 30년 만에 무너뜨린 이집트 시민혁명을 비롯해 리비아·쿠웨이트·바레인 등 중동국가들을 거쳐 중국 정권까지 위협한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을 전파한 매체가 바로 SNS다.

그러나 SNS 사용이 단기간에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되면서 부정적 측면도 부각되고 있다. 지나친 개인정보 공개나 프라이버시권 침해, 보안 문제가 대표적이다. 정보가 확인과정 없이 무차별적으로 확산되는 특성이 ‘독’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인터넷 공간의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인위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인터넷의 익명성에 숨어들어 여론몰이식 ‘마녀사냥’을 하는 것은 대표적인 ‘SNS 시대의 비극’이다.

‘마녀사냥’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대중은 항상 뒷북을 친다. 누군가를 공격하다가 그가 사라지고 나면 뒤늦게 후회하고 애석해 한다. 하지만 또 다시 누군가를 할퀼 날카로운 발톱은 감추고 있다”는 한 누리꾼의 글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축제를 즐기려는 젊음이 죄가 될 수 없고, 핼러윈 영업을 탓할 일도 아니다. 우리는 그동안 ‘마녀사냥’을 통해 ‘피눈물 나는 피해자’를 양산한 ‘뼈아픈 추억’을 갖고 있다. “열린공간에서 살려달라고 호소한 피해자의 손을 잡아주지 못한게 너무나 후회스럽다”는 때늦은 탄식이 또다시 반복돼서는 안된다. ‘2차 가해’, ‘또하나의 비극’을 막기 위해서도 누리꾼들의 ‘자성’과 ‘자제’가 절실한 시점이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 소개>

조석남 (mansc@naver.com)

- 극동대 교수

- 전 한국폴리텍대학 익산캠퍼스 학장

- 전 서울미디어그룹 상무이사·편집국장

- 전 스포츠조선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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