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내년 경기둔화 국면"...전경련 "경제성장률 1%대 불가피"
KDI "내년 경기둔화 국면"...전경련 "경제성장률 1%대 불가피"
  • 한지훈 기자
  • 승인 2022.11.07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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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경제동향,'회복세' 줄고 "둔화시사 지표 늘어"..."대외여건 악화로 수출약화, 소비둔화가 주요인"
부산항 신선대부두
부산항 신선대부두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한국 경제에 대한 국내외 진단이 점점 부정적으로 바뀌어 내년에 경기둔화가 우려되고 있다.

다름아닌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마저 우리경제가 회복국면에서 둔화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한다.

대외여건 악화로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약화하고 있으며, 제조업 재고율 상승 등 향후 경기둔화를 시사하는 지표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KDI는 7일 발표한 '11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경제는 대외여건 악화에 따라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약화하는 모습"이라며 "향후 경기가 둔화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점차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경제동향에서 '경기회복세 완만'에서 '경기회복세 약화'로 부정적 평가로 돌아선 데 이어, 이번에는 '성장세 약화'로 경기진단이 더 어두워졌다.

◇내년 성장률전망치 한은 2.1%, KDI 2.3%...향후 하향조정치 주목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10월까지는 경기회복 기조라는 판단을 유지했으나, 이번에는 경기회복 기조라는 판단자체를 거둬들인 것"이라며  "지금 경기둔화라고 판단을 내린 건 아니고 '이제 회복국면으로 보이지 않는다'  '국면이 앞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은 지난달 전년 동월대비 5.7% 줄어, 2020년 10월(-3.9%) 이후 2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주요 수출품목인 반도체는 17.4% 급감해 3개월 연속 줄었다.

KDI는 향후 경기국면을 예측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행지수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주요국 제조업 심리가 약해진 점 등을 들어 세계경기가 둔화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했다.

제조업 생산은 주요 수출품목을 중심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통계청의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반도체 생산은 전월보다 4.5% 감소해 7월(-3.5%)과 8월(-12.8%)에 이어 석달 연속 줄었다. 태풍 힌남노 등의 영향으로 1차 금속생산은 15.7% 급감했다.

제조업 생산은 1.8% 줄면서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제조업 재고율(출하대비 재고비율)은 123.4%로 전월(122.9%)보다 상승해 제조업 부진의 지속을 시사했다.

비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계절조정 기준)는 지난달 81에서 이달 77로 내려갔다. BSI는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KDI는 "제조업에 이은 비제조업의 기업심리 하락이 향후 경기둔화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미분양 주택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한 점 등은 향후 건설투자와 소비회복이 제약될 가능성을 나타냈다.

이런 가운데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단기자금시장과 채권시장에서 일시적인 신용불안이 발생하면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커졌다.

91일물 기업어음(CP) 금리는 지난 9월 말 3.27%에서 10월 말 4.63%로 136bp(1bp=0.01%포인트) 급등했다. AA- 등급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와 국고채 3년물 금리간의 차이인 신용스프레드는 같은 기간 109bp에서 140bp로 31bp 확대됐다.

9월 서비스업 생산은 1년 전보다 5.6% 증가하고, 취업자 수는 같은 기간 70만7000명 증가하는 등 대면업종의 생산과 고용시장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KDI는 오는 10일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앞서 KDI는 올해 상반기 전망에서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을 2.3%로 내다봤다.

그러나, 최근 경제상황이 어두워진 만큼 내년 성장률을 얼마나 낮출지 주목되고 있다.

내년도 주요산업 전망

◇전경련  "내년 주력산업 조선 호조, 반도체·車·철강 혼조, 유화 부진"

재계는 내년 경제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동철 KDI 교수는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격랑의 한국경제, 전망과 진단'을 주제로 개최한 2023년 경제·산업전망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은 예상을 내놨다.

조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들이 내년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 있어, 코로나 이후 수출위주 회복세를 보인 한국 경제에 좋지 않은 여건"이라며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 8월 현재 2.1%이지만 1%대로 낮출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수출증가세 축소와 가계부채 부실화에 따른 민간소비 둔화를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하향조정의 대표요인으로 꼽았다.

조 교수는 "수출은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증가율이 상당히 감소할 것"이라며 "민간소비는 코로나 방역완화 등 긍정적 요인이 있으나  가파른 금리인상에 따른 금융 취약계층의 한계상황 직면, 주택가격 조정 등 리스크 요인이 크다"고 짚었다.

또한 '미국 통화긴축에 따른 금리와 환율 전망'으로 발제한 박석길 JP모건 금융시장운용부 본부장은 "내년 초 미국 정책금리 상단은 4.75%, 한국 기준금리는 3.7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며, 원화가치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이 당분간 통화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한국은행도 미국과의 과도한 금리차이를 방지하고자 11월부터 향후 세차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씩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환율과 관련해서는 "주요 교역국의 통화약세가 지속되고 무역수지 회복속도도 더딜 것으로 보여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는 원화가치가 약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도 국내 주력산업은 '1강 3중 1약' 구도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조선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에 따른 신조선가 상승이 2분기까지 실적개선을 견인하고, 3분기부터는 글로벌 에너지 수요회복과 중국 정유공장 가동률 상승에 따른 탱커발주 재개에 힘입어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반도체는 수요부진 등 여파로, 자동차는 소비위축 등에 따라 손익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철강도 주택거래 위축과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수요부진이 예상돼 이들 3업종은 '혼조세'로 평가됐다. 

또한 석유화학은 높은 에너지 가격과 수요위축 등으로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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