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7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참사 당일인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으로 근무한 류미진 전 서울청 인사교육과장(총경)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특수본은 이 전 서장이 참사 발생 후 현장에 늦게 도착하고 서울경찰청장 등 지휘부에 보고를 늦게 한 데 대해 직무유기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이 전 서장은 참사 당일 오후 10시쯤 녹사평역 인근에 도착해놓고도 차량 정체를 이유로 차 안에서만 시간을 허비하다 오후 11시 5분에서야 이태원 파출소에 도착했다.
이 전 서장이 참사 발생 직후 현장에 도착했다고 상황보고서를 조작했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최 소방서장은 참사 발생 당시 경찰과 공동대응 요청을 주고받고 현장에 출동하는 과정에서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수본은 박 구청장이 예방활동을 제대로 했는지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특수본 관계자는 “용산구청 압수수색을 통해 (핼러윈 참사 이전) 이태원 일대 인파 밀집이 예견 가능했는지, 재난책임관리기관으로서 유관기관과의 협조 요청을 제대로 했는지, 인파 밀집에 따른 사고 예방 대책을 세웠는지 등을 살펴봤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행정안전부와 서울시의 법령상 책무와 역할에 대해서도 법리적 검토 중"이라고 말해 '윗선' 수사 가능성도 내비쳤다.
윤희근 경찰청장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 경찰 지휘부 역시 사전대비와 사고 당시 조치를 적절히 했는지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특수본은 이날 경찰청 특별감찰팀으로부터 박성민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에 대한 수사도 의뢰 받았지만 범죄 혐의를 특정해 입건하지 않았다.
특수본은 이와 함께 용산서 정보과장과 계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증거인멸·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이들은 핼러윈을 앞두고 이태원에 대규모 인파가 몰려 안전사고가 우려된다고 용산서 정보관들이 작성한 삭제토록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보고서에는 추가 인력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본은 이날까지 각종 매뉴얼 등 현물 611점과 녹취파일 등 전자정보 6521점, 휴대폰 2대 등 총 7134점을 압수해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참사 현장 인근 CCTV 영상 57개와 SNS 영상 등 78개, 제보 영상 22개 등 총 157개 영상에 대한 1차 분석도 마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