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소맥'값 '폭리' 취했나?...소주-맥주 영업이익 급증
하이트진로, '소맥'값 '폭리' 취했나?...소주-맥주 영업이익 급증
  • 최영준 기자
  • 승인 2022.11.14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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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분기보고서에 드러나...이익증가율이 원가증가율보다 높아
올1~9월 소주, 맥주 영업이익증가율 각각 21%, 38% 달해. 원가증가는 10% 불과
올 상반기 원자재값 폭등 이유로, 소주 맥주값 1~3년만에 또 대폭 인상.

[서울이코노미뉴스 최영준 기자] 각종 원재료비값 상승을 이유로 올 상반기 3년 만에 소주 및 맥주 가격을 또 대폭 올렸던 하이트진로가 가격인상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술 업체들이 원자재가격 불안을 구실로 주로 서민들이 애환을 달래는 소주와 맥주 가격을 지나치게 올려 폭리를 취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다시 나올 법한 상황이다.

지난 11일 공시된 하이트진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 1~9월 별도기준 매출은 1조6758억원으로, 작년 1~9월 1조4905억원보다 12.4% 늘어났다. 반면 원재료비와 공장 근로자 인건비, 설비투자비용(감가상각비) 등을 일컫는 매출원가는 작년 1~9월 8732억원에서 올 1~9월 9680억원으로, 10.8% 늘어나는데 그쳤다.

▲하이트진로의 별도기준 손익계산서

이에따라 같은 기간 매출원가율은 58.5%에서 57.7%로, 0.8%포인트 떨어졌다. 원가부담을 술값 인상의 원인으로 거론했는데, 원가율은 오히려 떨어졌다. 원가부담 증가보다 술값 인상효과를 더 봤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본사 차원의 각종 비용을 뜻하는 판매관리비도 작년 1~9월 4960억원에서 올1~9월 5561억원으로, 12%나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212억원에서 1516억원으로 늘었다. 매출대비 영업이익을 뜻하는 영업이익율은 작년 1~9월 8.13%에서 올 1~9월 9.04%로, 0.91% 포인트나 높아졌다.

원자재값이나 각종 비용이 그렇게 늘었는데도 이익은 더 많이 낸 것이다. 그만큼 소주, 맥주값 인상폭과 인상효과가 더 컸다는 뜻일 것이다.

▲하이트진로의 술 주종별 영업이익 추이

하이트진로, 2019년 5월 소주 출고가격을 평균 6.45% 올린데 이어 3년여 만인 지난 2월23일 또 각종 소주제품 출고가를 7.9~9.7% 인상...맥주 출고가는 2021년 5월 7일 1.36% 인상한데 이어 1년도 안된 지난 3월23일 또다시 평균 7.7% 올려

올 1~9월 소주판매에서 번 영업이익은 1381억원으로, 전년동기 1140억원보다 21%나 늘었다. 맥주 부문 영업이익도 236억원에서 326억원으로, 무려 38%나 증가했다. 원자재값 상승보다 술값인상 효과가 얼마나 더 컸는지 뚜렷이 알수 있는 대목이다.

제조공장 차원의 매출원가와 본사 차원의 판관비를 모두 망라한 비용중 주로 각종 원자재값을 의미하는 원재료와 저장품 사용액은 4113억원에서 4679억원으로 13.7% 늘었다. 이 원자재값 상승률보다 소주나 맥주부문 영업이익 증가율이 훨씬 큰 것을 보면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증가보다 소주 맥주값 인상 효과가 더 높았다고 해석할수 있다.

하이트진로의 지난 9월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별도)은 4731억원으로, 1년전의 3426억원보다 38%나 늘어났다.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63%에서 59.4%로 떨어졌다. 소주 맥주값 인상효과를 여기서도 톡톡히 보고있는 것이다.

(왼쪽부터)참이슬 후레시, 진로, 테라 캔과 병제품. 사진=하이트진로

국내 소주시장 1위 업체 하이트진로는 2019년 5월 소주 출고가격을 평균 6.45% 올린데 이어 3년여 만인 지난 2월23일 또 각종 소주제품 출고가를 7.9~9.7% 올렸다. 맥주 출고가는 2021년 5월 7일 1.36% 인상한데 이어 1년도 안된 지난 3월23일 또다시 평균 7.7% 인상했다.

하이트진로 분기보고서에 공시된 원재료 가격변동을 보면 국산 소주 주정은 작년대비 올해 7.1%, 소주 병값은 9% 정도 각각 올랐다. 맥주 주재료인 수입 맥아는 3.3%, 수입호프는 70%, 테라 맥주병값은 8.7% 정도씩 각각 올랐지만 국산 맥주맥은 오히려 7% 내렸다.

지난 2월말 하이트진로가 소주값을 먼저 인상하자 3월 들어 맥주 1위 업체 오비맥주도 맥주출고가를 평균 7.7% 올린 바 있다. 뒤이어 롯데칠성음료가 소주 ‘처음처럼’과 청하 등의 출고가를 평균 7%, 하이트진로가 테라 등의 맥주 출고가를 또 각각 인상했다. 대형 소주업체들이 소줏값을 올리자 무학, 보해, 한라산 등의 지방 소주들도 연달아 값을 올렸다.

코로나19 속에서도 하이트진로가 올해 승승장구하는 것은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주류 매출 회복세가 나타나는 가운데 맥주에서는 테라, 하이트, 필라이트 등과 소주에서는 참이슬, 진로이즈백라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의 주요 원재료 가격변동 추이

하이트진로 노사 위기...이천, 청주공장의 화물노동자들은 올해 3월 노동조합을 결성, 운송료 차별 문제 해소와 유가폭등에 따른 운송료 현실화 등을 요구

하이트진로는 테라가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기존 하이트와 필라이트의 성장세와 함께 테라를 앞세워 맥주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가고 있다. 특히 일명 '테슬라'로 불리는 테라와 참이슬을 섞은 소맥이 여전히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참이슬에 이어 후발주자로 내세운 진로이즈백까지 인기를 끌면서 소주시장 점유율이 대폭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8년 하이트진로의 소주시장 점유율은 50% 대였지만 현재는 60%대를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1분기 주류 가격을 인상했다. 물량 증가와 가격인상 효과가 더해지며 맥주부문의 올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소주 역시 코로나19 해제로 시장이 성장한 가운데 가격인상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하이트진로는 올 들어 노사관계의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하이트진로 이천, 청주공장의 화물노동자들은 올해 3월 노동조합을 결성, 민주노총 화물연대본부 대전지역본부로 가입하고, 사측에 운송료 차별 문제 해소와 유가폭등에 따른 운송료 현실화 등을 요구했다.

지난 8월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하이트진로 고공농성 투쟁 추석 전 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사측이 문제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자 이들은 지난 62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조합원들 26명을 상대로 27억여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강경 대응으로 맞섰고, 반발한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816일 서울로 상경해 하이트진로 본사를 점거하고 농성을 시작했다.

이후 25일 만에 파업은 종료됐지만 상흔은 남았다. 화물연대 파업 등에 따른 인건비, 물류비 등의 일회성으로 비용이 높아졌고, 임단협 종료에 따른 인건비 인상분까지 반영되며 3분기 매출 증가폭 대비 수익성 개선 효과가 더뎠다.

그럼에도 매출과 수익성 동반 증가는 맥주와 소주에서의 강력한 브랜드 파워가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안타증권 박은정 애널리스트는 하이트진로에 대해 "맥주와 소주에서의 강력한 브랜드력을 바탕으로 수요 정상화 흐름에서 리더십 이어질 것"이라며 "2022년 일회성 비용(퇴직연금 계정 변경, 화물연대 파업 이슈 등)이 반영됨에 따라 향후 상대적으로 이익 모멘텀이 돋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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