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 창업자 한국 5위 부자 권혁빈 5조 이혼소송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한국 5위 부자 권혁빈 5조 이혼소송
  • 정세화 기자
  • 승인 2022.11.15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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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10조 안팎, 이혼 성립되면 국내 이혼 역사상 최대 규모 재산분할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세화 기자] 권혁빈 스마일게이트그룹 창업자 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48)가 부인 이모씨와 이혼 소송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게임회사 스마일게이트를 창업해 자수성가한 경영인으로 한국 5위 부자(올초 포브스 기준 약 9조원)로 꼽힌다. 이혼이 성립되면 국내 이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재산분할이 이뤄질 전망이다.

15일 법조계와 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이씨는 서울가정법원에 이혼과 재산분할 소송이 마무리될 때까지 권 CVO가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주식 등을 처분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가처분 소송을 제기해 지난주 인용 판결을 받았다. 주식처분금지 가처분은 이혼 소송의 첫 단계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4345억원, 영업이익 5930억원을 거뒀다. 투자은행(IB)업계는 스마일게이트의 기업 가치가 10조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씨가 권 CVO의 재산 중 절반을 요구할 경우 분할가액만 5조원에 달한다.

권 CVO는 이씨와 2001년 혼인해 두 명의 자녀를 뒀다. 스마일게이트는 결혼 후 창업했으며 외부 투자를 받지 않아 권 CVO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권 CVO는 이혼 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혼 성립 여부는 법원이 판단하겠지만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졌다는 것은 결혼 파탄에 대한 이씨의 주장을 법원이 어느 정도 인정했다는 뜻”이라며 “최근 판례는 주부도 재산 형성에 일정 역할을 했다면 재산을 절반까지 분할해주는 추세”라고 말했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는 2002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스마일게이트를 창업해 연 매출이 1조원을 넘는 회사로 키웠다. 동갑인 이모씨와는 서강대 재학 시절 만나 창업 전인 2001년 결혼했다. 그는 2009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001년 사업이 망해 실업자가 됐을 때 유학을 준비했는데 아내가 다시 한번 한국에서 인정받아 보라며 용기를 북돋아줬다”며 “스마일게이트로 제2 전성기를 누릴 수 있는 건 아내 덕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스마일게이트는 2006년 출시한 1인칭 슈팅게임(FPS) 크로스파이어와 2019년 내놓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로스트아크가 연이어 히트하며 국내 대표 게임사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930억원. 14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9조7000억원인 엔씨소프트의 작년 영업이익 3752억원을 뛰어넘었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 100%를 보유한 권 CVO의 재산도 급격히 늘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올해 초 권 CVO의 재산을 68억5000만달러(약 8조9000억원)로 평가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에 이어 국내 5위 부자에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국내 재산 분할 소송 중 가장 규모가 컸던 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 간 소송이었다. 임 전 고문은 이 사장의 전체 재산을 2조5000억원 규모로 추산해 절반가량을 요구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 사장이 결혼 전 보유하던 주식 대부분을 분할 대상에서 제외해 0.9% 수준인 141억원만 분할액으로 인정했다.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도 조 단위 재산 분할을 두고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노 관장은 2020년 5월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1300만 주 중 650만 주를 처분하지 못하게 해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했다. 14일 종가 기준 1조4000억원 규모다. 법원은 지난 4월 이 중 절반가량인 350만 주를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번 재산 분할은 앞선 재벌 사례들과 다르다. 권 CVO의 재산은 대부분 결혼 후에 형성됐기 때문이다. 결혼 전에 형성했거나 상속 증여 등으로 취득한 재산을 뜻하는 ‘특유재산’ 비중이 미미하다는 뜻이다. 큰 폭의 재산 분할을 피하기 쉽지 않은 이유다.

권 CVO는 ‘은둔의 경영자’로 유명하다. 외부 투자금을 받지 않고 계열사 상장을 금기시한다. 지주사 주식 전량을 권 CVO 본인이 보유하고 있다. 지주사를 포함한 모든 계열사가 비상장이다.

권 CVO가 창업 과정에서 겪은 분쟁이 영향을 미쳤다. 권 CVO는 대학교 4학년이던 1998년 화상통신기술연구소를 창업했고 이듬해 이 회사를 ‘e러닝’ 솔루션업체 포씨소프트로 키웠다. 업계 1~2위를 다투는 회사로 성장했지만 창업자금으로 40억원을 대준 벤처캐피털(VC)이 단기간 투자금 회수를 요구해 3년 만에 회사 문을 닫아야 했다.

하지만 이번 이혼 소송 과정에서 재산 분할이 확정되면 스마일게이트도 외부 주주를 맞이하는 게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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