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닷새째…항만 물동량 급감 등 산업현장 피해 확산
화물연대 파업 닷새째…항만 물동량 급감 등 산업현장 피해 확산
  • 김보름 기자
  • 승인 2022.11.2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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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 반입물량 80% 이상 감소…전국 259개 건설현장 셧다운 위기
화물연대 파업 닷새째인 28일 오전 광주 광산경찰서 앞에서 조합원 등이 경찰의 대응을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의 총파업 닷새째인 28일 운송 거부에 따른 물류 차질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파업 여파로 부산, 울산, 의왕 등 전국 주요 항만과 물류기지의 물동량은 뚝 떨어졌다.

국내 최대 수출입항인 부산항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급감했다.

지난 2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부산항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2542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전날 같은 시간대 5863TEU에 비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달 비슷한 시간대와 비교하면 부산항의 컨테이너 반입물량은 80% 이상 감소한 상태다.

인천항의 사정도 비슷하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지난 27일 인천항의 하루 화물 반출입량은 775TEU로 파업 이전인 지난달 하루 평균 반출입량 1만3000TEU의 5.9% 수준이다.

산업계 피해는 이번주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시멘트 10만3000t의 출하가 계획됐지만, 화물연대 파업으로 실제 출하량은 9% 수준인 9000t에 불과했다. 피해 금액은 전날 약 94억원을 포함해 누적 464억원에 달한다.

시멘트 저장소에서는 경찰의 도움을 받아 시멘트 출하가 이뤄졌지만, 시멘트 생산공장과 수도권 출하 기지에서는 출하가 거의 중단된 상태다.

전국 459개 건설 현장 중 절반이 넘는 259개 현장에서 지난 25일부터 레미콘 타설 작업이 중단됐다. 레미콘 업계는 29일부터 전국적으로 생산이 중단돼 대부분의 건설 현장 공사도 중단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사가 중단되면 철강, 마감재, 전기, 기계 등 다른 업종까지 피해가 연쇄적으로 확산할 우려가 있다.

4대 정유사(SK,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차량 중 70~80%가 화물연대 조합원이어서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화물연대 총파업 나흘째인 27일 서울 서부트럭터미널에 화물차들이 주차돼 있다./연합뉴스

철강업계에서는 이미 화물차를 이용한 출하가 긴급 물량을 제외하고 전면 중단된 상황이다. 철도와 해상 운송을 통해 평시 대비 10% 미만의 물량만 출하가 이뤄지고 있다. 

철강을 원재료로 하는 자동차, 건설, 조선 등의 업계로 피해가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기아 오토랜드 광주에서도 완성차를 운송할 차량이 멈춰서면서 운전원 수백 명을 채용해 광산구 평동 출하장과 전남 장성 물류센터로 완성차를 직접 운전해 옮기고 있다.

한국타이어 대전·금산 공장 입·출고량은 평소의 40% 수준으로 줄었다.

제주에서는 시멘트와 레미콘 수급 차질로 내년 초 개통을 앞둔 제주국제공항 지하차도를 비롯해 각종 도시계획도로 개설 등 각종 공사가 중단 위기를 겪고 있다.

경찰은 물리적 충돌 방지와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경기 의왕 내륙컨테이너 화물기지(ICD)에서는 경찰이 운송 차량에 동승해 인근 부곡IC까지 운송 방해 행위에 따른 사고 예방에 나섰다.

경남 창원에서는 경찰이 이날 오전 1시 50분쯤 진해구 한진해운 게이트 출구에서 진해IC 입구 앞 3㎞ 구간까지 비노조원 화물차 6대를 순찰차 3대를 동원해 에스코트하기도 했다.

충북 단양에 공장을 둔 성신양회는 이날 오전부터 경찰의 엄호 속에 시멘트 제품 출하를 재개하기도 했다.

경찰은 화물 운송 차량이 드나드는 통로에서 노조원들이 방해하지 못하도록 400여 명을 현장에 투입, 공장 주변을 통제했다.

주요 항만과 물류기지에는 경찰이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의왕 ICD에는 경찰 8개 중대가, 평택·당진항에는 6개 중대가 배치됐다.

한편 화물연대는 지난 24일 0시를 기해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안전운임제 전차종, 전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안전운임제란 과로·과속 등을 막기 위해 화물노동자에게 최소한의 운송료를 보장하고, 그보다 적은 돈을 주는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지난 2020년 3년 일몰제로 도입돼 올해 말 종료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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