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시그널' 장단기 금리 연일 역전…올해 14년여만에 발생
'침체 시그널' 장단기 금리 연일 역전…올해 14년여만에 발생
  • 이보라 기자
  • 승인 2022.11.2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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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이후 올해 9월 첫 등장…이달도 6거래일째 국고채 금리 3년>10년
"단기물은 통화긴축·장기물은 성장률저하 반영"…자금공급 감소 우려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4일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4일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서울이코노미뉴스 이보라 기자] '한국경제도 침체의 늪에 빠져드는가'

통상 경기침체의 전조현상으로 여겨지는 국고채 장·단기물 금리 역전현상이 연일 나타나고 있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3.669%로 전일대비 0.025%포인트 올랐다. 반면 10년물 금리는 전일대비 0.017%포인트 떨어지며 연 3.606%를 나타냈다.

3년물 금리가 10년물 금리보다 0.063%포인트 높은 역전현상이 생긴 것으로, 이는 지난 21일이후 6거래일 연속 이어지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10년물 금리보다 높은 현상은 지난 2008년 7월이후 약 14년여 만에 지난 9월 중순 처음 나타나, 최근 두달여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첫 시작은 지난 9월22일이다. 당시 3년물 금리(연 4.104%)가 4%대로 처음 진입하며, 10년물(연 3.997%)보다 높아져 금리 차이가 '마이너스' 0.107%포인트였다. 당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회 연속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 시점이었다.

장·단기물 금리 역전현상은 9월22일∼10월11일까지 연일 나타났고, 이후 잠시 해소됐다가 다시 10월 14·17일에 반복됐다. 이후 한동안 잠잠하다가 지난 21일부터 전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장·단기물 금리역전이 올해 하반기 들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사실 이례적인 현상이다. 원래 만기가 짧은 채권의 금리보다 만기가 긴 채권의 금리가 높다. 돈을 더 오래 빌려줄수록 만기 때까지 발생가능한 리스크는 늘어나므로 더 높은 금리를 보상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통상 국고채 3년물 같은 단기물 금리에는 현재 통화정책이 반영되고, 국고채 10년물 같은 장기물 금리에는 단기간 통화정책보다는 경기 펀더멘털(기초여건)이 반영된다. 최근 국고채 3년물에는 기준금리 인상기조가 반영돼 금리가 올라간 반면, 국고채 10년물은 향후 경기전망에 대한 시장참여자들의 어두운 전망을 반영하며 내려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은행은 기존 경제성장률 2.1% 전망치를 1.7%로 내렸고,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기존 2.3% 전망치에서 1.8%로 하향 조정했다. 정부도 내달 내놓을 내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내려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장·단기물 금리 역전현상은 미국과 한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물가를 잡기 위해 통화긴축으로 가고 있지만, 이는 결국 성장률 둔화로 귀결될 것으로 시장참여자들이 예측하고 있음을 뜻한다"고 분석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통화정책이 과잉긴축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단기물 금리에, 경제성장률이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이 장기물 금리에 녹아든 것"이라며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때 장·단기물 금리가 역전된다"고 말했다.

금리역전은 단순히 '둔화 시그널'에 그치지 않고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주기도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보통 금융기관은 단기로 자금을 조달해 장기로 돈을 빌려주는데 장·단기물 금리가 뒤집히면 순이자마진이 줄어들 게 된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빌리는 돈은 너무 비싼데 앞으로 빌려줄 돈이 싸면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어 대출 공급자체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되면 신용경색 우려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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