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에 감원까지”…연말 몰아닥친 ‘희망퇴직’ 칼바람
“구조조정에 감원까지”…연말 몰아닥친 ‘희망퇴직’ 칼바람
  • 김준희 기자
  • 승인 2022.12.14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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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금융·해운 등 업종·규모 안 가리고 본격화
자름 마른 스타트업 업계도 대규모 인력 조정 중
롯데면세점./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유통‧금융·해운 분야 등에서 희망퇴직을 받는 기업이 늘고 있다. 

내년에는 경제가 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 속에 다수 기업들이 비핵심 사업 정리와 조직 슬림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롯데면세점은 14일 코로나19로 인한 사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위기 극복을 위해 사업 구조를 개편하고 해외 사업을 확장하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했지만 그동안 펼쳐온 전략 수정과 체질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라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희망퇴직은 대리급(SA) 이상 직원 가운데 근속연수 15년 이상이 대상이다. 신청 기간은 21일까지다. 해당하는 직원은 약 160여명으로 롯데면세점 전체 인력의 15% 수준이다.

롯데면세점은 희망퇴직자에게 25개월치 통상임금, 직책수당, 일시금 2000만원을 지급한다.

실적 악화를 겪는 가전 양판점 롯데하이마트는 오는 16일까지 희망퇴직 대상자를 모집하고 있다. 10년 차 이상 또는 50세 이상 직원 1300여 명이 대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TV·가전제품 수요가 급감했고, 내년에도 이 같은 상황이 달라지기 어려워 보여 희망퇴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베스트샵을 운영하는 하이프라자도 성과 부진자, 고연령자를 대상으로 15일까지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KB증권도 15일까지 희망퇴직 대상자를 모집 중이다. 대상자는 1982년 12월 1일 이전 출생한 정규직이다. 

KB증권 측은 “구조 조정이 아니라 직원 요구에 따른 순수한 의미의 희망퇴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레고랜드발(發) 자금 시장 경색과 경기 침체 우려 등에 따른 인력 감축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하이투자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이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근속 15년차 직원들을 대상으로 상시특별퇴직을 시행 중인 교보생명.

교보생명은 일반직 직원 중 근속 15년차를 맞이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상시특별퇴직을 시행 중이다. 

희망퇴직 지원자에게는 기본급과 기준직무급의 36개월치를 지급한다. 

은행권에서도 대규모 희망퇴직 바람이 불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비대면 거래가 일상화되면서 영업점 폐쇄 등으로 인력 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NH농협은행과 SH수협은행은 지난 달 18~22일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은 내년 초 희망퇴직을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카드·현대커머셜은 지난달 초 근속 20년 차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우리카드도 희망퇴직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

해운사 HMM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도 최근 근속 10년 이상 육상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해운 운임이 35주 연속 하락하고, 하반기 물동량이 급감하며 위기가 감지되자 선제적으로 긴축에 나선 것이다.

국내 스타트업 업계도 잇따라 구조 조정에 착수했다.

지난해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로부터 2000억원을 투자받은 인공지능(AI) 교육 스타트업 뤼이드는 지난 9월 마케팅 부문을 대상으로 구조 조정을 단행했다. 대규모 투자 이후 비대해진 회사 경영을 효율화하는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가 투자했던 물류 스타트업 두핸즈도 지난 10월 직원 절반 이상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트업 구조 조정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 하반기 스타트업 신규 투자가 사실상 씨가 마른데다 내년 초부터는 자금이 바닥나는 스타트업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뚜렷한 수익 모델을 만들기보다 투자금을 바탕으로 이용자 수 늘리기에 주력했던 스타트업들이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중소기업도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에 견디다 못해 잇따라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회원사 410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내년도 위기 극복을 위해 10곳 중 6곳이 구조 조정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응답 기업 87.8%는 내년 상황이 올해랑 비슷하거나 더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규모 투자·채용 계획을 밝혔던 주요 그룹들도 계획을 일부 수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 특수로 그나마 고용시장이 버텼지만, 내년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채용 시장에도 역대급 한파가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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