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해피 뉴이어!'...'검은 토끼'가 되어 힘차게 도약
새해에도 '해피 뉴이어!'...'검은 토끼'가 되어 힘차게 도약
  • 이영미
  • 승인 2022.12.1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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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한 공모전에서 로맨스 소설로 대상 받아...그 뒤로 쓰는 것마다 잘 되지 않아

새해는 검은 토끼의 해...주 2회로 '작심의 날'을 잡아 계획을 진행하는 일 해보려고

[이영미 칼럼] 한해를 돌아보며 마무리할 시기가 왔다. 한 해를 보내며 드는 생각은 아마도 모든 국민이 다 비슷하지 않을까 한다. 

아직 해결되지 못한 지난 가을의 참사, 끝날 줄을 모르는 전쟁, 그리고 그로 인한 물가의 상승. 계절은 바뀌는데 날씨는 극단적이라서 가뭄과 폭우가 번갈아 온다. 사건과 사고는 끊이지 않고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본인 역시 개인적으로 좋지만은 않았던 한 해였다. 가족들이 코로나를 두 번 씩 앓았고, 둘째는 그 와중에 이마가 크게 찢어져 수술과 치료를 받았다. 

자폐 진단을 받고 여러 가지 치료를 받던 중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탈모가 시작되어 또다시 병원 치료를 받는 중이다. 개인적으로는 20년 간 쓰고 있는 글쓰기로 공모전에 도전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글이란 끝도 없고 기준도 없어서 직업이라고 하기에도 뭣하지만, 소설이라는 하나의 장르가 누군가에게는 구원이 되고 생활이 되며, 위로가 되는 것 만은 분명하다. 작가 35인의 자기 고백을 풀어 쓴 책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에서는 소설을 쓰는 35인이 글쓰기에 대한 각자의 고백을 내놓았다. 

작가와 지망생의 사이에서 용이 못된 이무기처럼 방황하는 중

더 민감하고 더 사색적이고, 그래서 더 괴로운 사람들이지만 그걸 쓰는 걸로 밖에 푸는 방법을 못 찾은 사람들. 그래서 늘 괴롭고 늘 쫓기지만 그래도 늘 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잘 써 지지도 않고 써 놓고도 불만스러워서 때로는 하얗게 밤을 새고, 때로는 수시로 끄적여 보지만 쓰는 일을 포기하지는 않는다. 

마진이 남아도, 마진이 남지 않아도. 쓰는 일이 즐거워도, 쓰는 일이 괴로워도 그들은 쓰는 일을 계속한다. 아마도 마진이 남는 일은 분명히 아닐 것이다.

그저 이 사람들은 여전히 쓰는 일 아니면 글 쓰는 걸 상상하는 일이 그냥 몸에 배어 있다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머리로 쓰는 게 아니라 손이 쓰는 걸로 보이는 이 사람들, 소설 쓰기에 관한 고백을 쓰는 대신 또 한 편의 소설을 쓴 이 사람들을 보자니 정말 몸에 소설이라는 신이 들린 걸로 밖에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나 역시 8년 전에 한 공모전에서 로맨스 소설로 대상을 받은 적이 있다. 상금도 받았고, 주최 측이 열어 준 파티에도 참석해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그 뒤로 쓰는 것마다 잘 되지 않아 작품의 이름으로 되어 나오지 못했다. 

결국 작가의 이름을 내 걸고 무엇 하나 내지 못했고, 다시 작가와 지망생의 사이에서 용이 못된 이무기처럼 방황을 하는 중이다. 수상이라는 걸로 인생이 바뀌는 줄 알았었다.

그러나 진짜 소설가들은 그런 것 자체에도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는 것도 알았다. 가장 중요한 점은 지금 쓰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물론 쓰고는 있다. 지금 역시.

그 모든 것이 나의 손에, 나의 마음가짐에 달려있다는 점은 진리

사실 글을 쓸 짬이 그렇게 많이 나지는 않는다. 매일매일 더 많이 공 들여야 할 아픈 아이도 있고, 부쩍 커서 슬슬 눈빛이 달라져 가는 사춘기 큰 아이도 있다. 물론 이 책을 보니 대부분의 작가들이 직업으로서의 글쓰기를 하고 있지 않고, 그저 매일 매일을 괴로워하고 버텨가며 글을 쓰고 있다.

아직 내 이름을 날리고 싶고, 상을 타서 인정을 받고 싶은 나는 소설 쓰기로 ‘마진을 기대하는 어리숙한 지망생'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쓰고 싶고 쓰는 데 대한 욕심은 감춰 지지가 않는다.

다사 다난이라지만 올해 좋은 일도 생겼다. 이 귀한 지면을 얻어 글쓰기를 할 수 있게 된 일이다. 이렇게 좋은 일을 기회 삼아 내년에도 힘껏 써 나갈 생각이다.

새해는 검은 토끼의 해라고 한다. 재미 삼아 본 토정 비결에, 본인이 태어난 해를 맞이해 검은 토끼처럼 힘차게 도약할 운세라고 하니 기분은 좋았다.

그 모든 것이 나의 손에, 나의 마음가짐에 달려있다는 점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고 진리다. 실천하기가 어려울 뿐.

그래도 한 번 다짐해본다. 작심삼일이라고 하니, 내년에는 한 번 주 2회로 작심의 날을 잡아 계획을 진행하는 일을 해 볼까 한다. 혹시 모르잖은가. 토정 비결대로 검은 토끼가 되어 힘차게 도약해갈지도. 독자 여러분께도 그런 한 해가 되기를 마음 다 해 빌어본다.

필자 소개

이영미<klavenda@naver.com>

동화작가/문화예술사

세종대학교 대학원 미디어컨텐츠 박사

경희대학교 대학원 신문만화

전 명지전문대 글쓰기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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