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경제 '트리플 악재' 예고...1%대 저성장,수출부진,고용한파
새해 경제 '트리플 악재' 예고...1%대 저성장,수출부진,고용한파
  • 한지훈 기자
  • 승인 2022.12.2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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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기 위축에 수출감소…잠재성장률 하회.
고금리 지속…취업자 증가폭 축소.
"성장 지탱할 동력부재"…'L자형' 침체우려
부산항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내년 한국 경제는 '트리플 악재'에 노출돼 정부와 기업, 가계의 위기극복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무엇보다 잠재성장률 2%가량을 밑도는 1%대 저성장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또한 세계 경기가 위축되면서 우리 경제의 핵심동력인 수출이 감소하고, 고용증가 폭도 올해 80만명에서 10만명 규모로 축소될 것이란 예측이다.

물가상승세는 올해 5%대에서 3%대로 둔화하지만, 지갑이 얇아진 가계의 민간소비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 위기...IMF 등 답습하나

26일 정부와 한국은행 등 주요기관들에 따르면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내년 성장률을 1.9%로 전망한 것을 시작으로 한국경제연구원(1.9%), 한국금융연구원(1.7%), 한국개발연구원(KDI·1.8%), 경제협력개발기구(OECD·1.8%) 등 주요기관들은 줄줄이 1%대로 낮춰잡았다.

놀랍게도 최근 정부는 1.6%까지 성장률을 낮췄다. 한국은행(1.7%), 국책연구원 KDI(1.8%) 등보다 낮은 수치다.

우리 경제가 2%에 못미치는 성장률을 기록했을 때는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0.7%),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5.1%) 등이다.

어찌보면 불가항력적 대형위기 상황 이외에는 없다. 그런데도 내년 경제가 이같은 3대 경제난 못잖게 어려운 상황이 될 것임을 예고한다.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내년 경제는 잠재수준을 밑도는 경기침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그것도 '상저하고' 양상을 띨 것으로 관측된다.

◇세계경제 위축에 수출감소…최근 경기 하강속도 가팔라

내년 경기하강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수출감소가 꼽힌다.

OECD는 내년 세계 경제가 2.2%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성장률은 오일쇼크,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위기 등을 제외하고는 1971년 이후 52년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는 세계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우리 수출에 악영향을 끼치는 요인이다.

이미 수출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월 수출(통관기준)은 1년 전보다 5.8% 감소한 데 이어, 11월(-14.0%)에도 뒷걸음질 쳤다. 이달 들어 20일까지도 8.8% 줄어 석달 연속 감소가 예고된 상황이다.

정부가 내년 수출이 4.5%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내년 수출의 역성장은 기정사실로 간주되는 분위기다.

수출감소에 따라 생산활동의 위축도 불가피하다.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지수(계절조정 기준)는 110.5(2015년=100)로 전월보다 3.6% 감소했다. 감소 폭으로는 2020년 5월(-7.5%) 이후 가장 크다.

제조업 생산감소 등의 영향으로 지난 10월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1.5% 줄어 2020년 4월(-1.8%) 이후 30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최근 경기하강 속도가 코로나19 확산 초기만큼 가파른 것이다. 이에 올해 4분기 한국 경제가 역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물가오름세 5.1→3.5%...고금리 유지로 민간소비·투자 둔화

올해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까지 치솟았던 물가는 내년에 상승세가 다소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물가상승세가 올해 5.1%에서 내년 3.5%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5.1%→3.6%), KDI(5.1%→3.2%) 등도 비슷한 전망을 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하락과 수요둔화 등이 하방압력으로 꼽힌다. 다만 이는 여전히 한국은행이 목표로 하는 물가안정 목표 2%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고물가가 장기화하면 한은도 3%를 넘어선 기준금리를 쉽사리 내릴 수 없다.

서울 명동거리
서울 명동거리

이는 민간소비의 둔화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가계의 저축여력 등으로 큰 회복세를 보였던 민간소비는 내년 금리상승과 자산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민간소비가 올해 4.6% 증가에서 내년 2.5% 증가로 증가폭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4.7% 증가에서 내년 2.7% 증가로 둔화할 것으로 봤다.

예고된 세계 경기침체, 고금리 등으로 투자 또한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취업자수 80만→10만명…"성장 지탱할 동력부재"

올해 회복세를 보인 고용시장은 내년에는 찬 바람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내년 취업자가 10만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9만명), KDI(8만명)는 10만명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올해 예상되는 취업자 증가폭인 80만명 안팎에서 대폭 낮아진 수치다.

올해 일상회복에 따른 경제활동 참여, 비대면·디지털 전환 등으로 취업자 수가 이례적으로 많이 늘어난 만큼, 통계적 기저효과 등으로 상당폭 둔화하는 흐름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이는 가계의 소득증가 둔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게시판에 구인정보가 게시돼 있다.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게시판에 구인정보가 게시돼 있다.

이처럼 내년엔 우리 경제의 핵심동력인 수출을 포함해 내수마저 위축되는 경기한파가 닥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반적인 경기흐름을 보면 지난해에는 수출호조세가 뒷받침해 줬고, 올해는 소비가 살아나서 뒷받침해 줬다면, 내년에는 우리 경제 성장률을 높여줄 만한 뚜렷한 부문이 보이지 않는다"며 "내년 물가는 기대만큼 떨어지지 않아 가계가 소비를 늘리기도 어렵고 침체가 온다고 하니 기업은 투자를 늘리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나아가 내년에는 'L자형' 침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잿빛 전망도 나온다. 내년 세계 경제의 침체가 지속되고 고금리의 영향이 6개월∼1년 뒤 실물경제에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우리 경제가 하강한 뒤 반등하지 못하고 하락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내년 상반기에 어려움이 집중되고, 하반기에 회복 흐름이 나타나는 '상저하고'를 기대하고 있다.

조 연구위원은 "예상되는 침체 진입시기는 유럽은 올해 겨울, 미국은 내년 중반,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은 그다음"이라며 "내년 세계 경제가 올해보다 나빠지고 고금리의 영향이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임을 고려하면, 우리가 겪을 침체의 시기는 더 늦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내년 1년 내내 경기둔화가 불가피한다는 '최악 시나리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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