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이코노미뉴스 강기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시민단체에 대한 정부 보조금 문제와 관련, “국민 혈세를 쓰는 곳에 성역은 있을 수 없다”면서 시민단체에 대한 국고보조금 지원 체계의 전면 재정비를 정부 각 부처에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지난 몇 년간 민간단체에 대한 국가보조금이 급격하게 늘어났지만 정부 관리는 미흡했다”면서 “그간 회계 사용처를 제대로 들여다본 적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적인 목표가 아닌 사적인 이익을 위해 국가의 보조금을 취하는 행태가 있다면 이는 묵과할 수 없는 행위”라고 지적하고 “현재의 국가보조금 관리체계를 전면 재정비하여 국민의 세금이 제대로 쓰이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 혈세가 그들만의 이권 카르텔에 쓰여진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각 부처는 공익 목적인 보조금 사업의 회계부정, 목적 외 사용 등 불법적인 집행이나 낭비요소가 있는지 그 실태를 철저하게 점검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방만하고 낭비성 사업이 있다면 과감하게 정비하고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관리체계 강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고보조금 교부 보조사업 수는 2017년 19만9743건에서 2021년 25만7095건으로 5만7352건(28.7%) 증가했다. 이 가운데 부정수급으로 적발된 국고보조금은 2352억 원에 달한다.
감사원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보조금을 받은 비영리민간단체(시민단체) 1715곳을 대상으로 지난 10일 감사에 착수, 현재 보조금과 관련한 업무처리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노동조합 회계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필요한 법·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예산안 대폭 수정돼 매우 유감…모든 보완책 강구"
윤 대통령은 특히 내년도 예산안의 국회 합의에 대해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민생을 살리기 위한 새 정부의 첫 예산이 대폭 수정돼서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법인세 인하, 반도체 지원, 주식 양도세 완화 등 우리 경제 성장과 미래먹거리 확보를 위한 법안이 미진해서 대단히 아쉽다”면서 “정부는 민생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보완책을 강구하고 분골쇄신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특정 계층이 아닌, 중산층과 국민 전체를 위한 제도인데 이런 것이 왜곡되면서 예산이 너무 축소돼 걱정이 앞선다"면서 "각 부처는 예산을 내년 상반기에 조기 집행해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의 성장과 발전을 가로막는 폐단을 정상화하고 노동·교육·연금의 3대 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면서 3대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또 "과거 정부에서 만들어진 직제가 우리 정부의 국정과제를 추진하는 데 미진하다면, 새해에는 연초부터 각 부처가 신속한 직제 개편을 통해 당면한 현안과 국정과제 수행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잘 살펴봐 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한파와 폭설 대비를 강조하며 "정부와 지역사회가 힘을 합쳐 사각지대가 없도록 촘촘하게 살피고 더 두텁게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취약계층, 쪽방촌 주민, 아동·장애인·노인 가구, 사회복지시설 거주자들이 난방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긴급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