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전기차 과장광고에 과징금 28억원…주행거리 2배 부풀려
테슬라 전기차 과장광고에 과징금 28억원…주행거리 2배 부풀려
  • 이보라 기자
  • 승인 2023.01.0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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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충전으로 446㎞ 이상 주행' 광고…추운 날 도심에선 221㎞ 밖에 못가
'주문 취소시 위약금 10만원' 자진시정…자율주행 광고는 제재 안해
테슬라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광고(시정 전)
테슬라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광고(시정 전)

[서울이코노미뉴스 이보라 기자]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국내에서 배터리 1회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와 충전속도 등을 부풀려 광고했다가 28억여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특정조건에서 얻을 수 있는 성능·효과를 일반적인 성능인 것처럼 광고했다가 제재를 받은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테슬라 미국 본사와 한국 법인인 테슬라코리아가 주행가능거리, 수퍼차저(충전기) 성능, 연료비 절감금액을 거짓·과장 또는 기만적으로 광고한 행위(표시광고법 위반)에 대해 과징금 28억5200만원(잠정)을 부과한다고 3일 밝혔다.

테슬라는 2019년 8월부터 최근까지 국내 홈페이지에서 자사 전기차를 소개할 때 모델별로 "1회 충전으로 ○○㎞ 이상 주행가능"이라고 광고했다. 그러나 이는 상온(20∼30도)에서 도심과 고속도로를 복합주행했을 때 가능한 최대 주행거리로, 대부분 주행조건에서는 광고보다 주행거리가 짧았다.

공정위는 "최대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를 측정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더 멀리 주행할 수 있는 것처럼 광고했다"며 "거짓·과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기차종인 모델3 롱레인지는 출시초기 "1회 충전으로 446㎞ 이상 주행가능"이라고 광고했지만, 저온 도심 주행가능거리는 절반수준인 49.5%(221㎞·2019년 환경부 인증)에 불과했다.

테슬라는 미국에서는 국내와 달리 1회 충전가능거리를 "○○㎞ 이상"이 아닌 "최대 ○○마일"로 광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위는 테슬라가 수퍼차저(충전기)의 종류, 시험조건 등을 밝히지 않고 "수퍼차저로 30분(또는 15분) 이내에 △△㎞ 충전"이 가능하다고 광고한 것도 거짓·과장성, 기만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테슬라는 수퍼차저 V3으로 실험한 충전성능을 광고했으나, 광고가 시작된 2019년 8월당시 국내에는 충전속도가 그 절반에 못미치는 수퍼차저 V2만 설치돼 있었기 때문이다.

또 제시된 충전성능은 외부기온이 20도 또는 35도, 충전상태는 3.7∼6.3% 등 최적의 조건에서 실험된 결과여서 일상적인 충전환경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웠다. 배터리가 20% 이상 충전된 상태에선 충전속도가 더 느리다.

공정위는 테슬라가 기준시점이나 부가적인 설명없이 충전비용을 kWh(킬로와트시)당 135.53원으로 가정하고 '향후 5년간 예상되는 연료비 절감금액'을 광고한 것도 기만으로 봤다.

공정위는 테슬라가 주행 보조수준인 자율주행 2단계 기능을 '오토파일럿' 등으로 표현해 소비자가 이를 실질적인 자율주행으로 오인하게 했는지도 검토했으나, 법 위반이 아니라고 결론내렸다.

남동일 소비자정책국장은 "입증정도 등을 고려할 때 자율주행에 관한 소비자 오인성은 법 위반까지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위원회가 판단했다"고 전했다.

테슬라는 한때 소비자가 온라인으로는 주문을 취소할 수 없도록 하고, 주문을 일주일 안에 취소해도 10만원을 위약금으로 받다가 공정위가 조사에 들어가자 자진시정했다.

이는 정당한 주문취소(청약철회)권 행사를 방해하는 것으로 전자상거래법에 위배된다. 테슬라가 2020년 1월부터 2021년 1월 사이 받은 취소 위약금만 9520만원에 달한다.

공정위는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행위 금지명령을 내렸다.  테슬라가 상품구매 화면에서 주문취소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온라인몰 초기화면에 이용약관 등을 게시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과태료 100만원을 부과했다.

남 국장은 "이 사건 법 위반행위는 테슬라 미국 본사와 한국 법인이 공동으로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광고내용이 소비자의 건강·안전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일정한 경우 사실에 부합하는 면도 있어 중대성이 약한 위반행위로 보고 0.1%의 과징금 부과율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테슬라의 표시광고법 위반행위 관련매출액은 약 2조85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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