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부실여신비율, 유달리 높고 증가속도도 빨라
메리츠화재 부실여신비율, 유달리 높고 증가속도도 빨라
  • 정연주 기자
  • 승인 2023.01.0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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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용평가 등 통계로 드러나. 보험영업실적 등은 업계 최상위권

하지만 고정이하여신비율,연체율등은 경쟁손보사들보다 10~15배 높아

유달리 많은 부동산PF대출 탓인듯. 연체전액 부동산금융서 나와...올해가 더 문제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연주 기자] 메리츠금융그룹 주력 계열사들인 메리츠증권, 메리츠화재보험, 메리츠캐피탈 등은 각각 해당 업계에서 모두 ‘메기’로 불린다. 물속의 메기처럼, 조용하던 업계를 마구 뒤흔드는 영업을 잘한다는 뜻이다.

메리츠금융 특유의 ‘하이 리스크(High Risk), 하이 리턴(High Return)' 영업이 특히 강점이다. 이들 3사는 지나치다고 할 정도의 공격적인 영업으로, 업계를 뒤흔드는가 하면 위험성 때문에 경쟁업체들이 전통적으로 꺼리던 부동산금융으로 몇 년전부터 눈을 과감하게 돌려, 많은 이익을 올렸다.

소문을 듣고 경쟁업체들이 너도나도 부동산금융 쪽으로 뒤늦게 뛰어들자 메리츠증권은 작년부터 오히려 재빠르게 부동산금융 비중을 대거 줄여 빠져 나온 것으로 알려진다. 그 결과 다른 증권사들이 뒤늦게 고금리와 부동산PF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데 비해 메리츠증권은 혼자서 웃음 짓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어떨까? 메리츠화재도 일단 보험영업실적 면에서는 손해보험업계내에서 아직 이런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4일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 자료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지난 9월말 자산총계는 30.68조원으로, 21년9월말 27.26조원에 비해 1년 동안 자산규모가 3조원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업계 1위 삼성화재의 자산이 4조원 이상 감소한것과 대비된다. 특히 메리츠화재는 운용자산중 대출채권이 같은 기간 7.3조원에서 9.61조원으로, 2.3조원 이상 늘어 자산증가를 주도했다.

22년 1~9월 보험영업이익은 주요 손보사중 메리츠화재가 유일하게 흑자를 냈다. 투자영업이익도 21년 1~9월 6640억원에서 22년 1~9월 7980억원으로, 1300억원 이상 늘어났다. 운용자산이익율은 손보업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4%대의 높은 수준이다. 그 결과 메리츠화재의 22년 1~9월 당기순이익은 7210억원으로, 전년동기 4660억원에 비해 무려 55%나 급증했다. 순익규모로는 업계 3위권이다.

주요 손해보험회사들의 경영실적 비교(22년 1~9월기준 억원 %)

 

메리츠화재

삼성화재

현대해상화재

DB손해보험

보험영업이익

2,020(흑자)

-1,040(적자)

-2,110(적자)

-370(적자)

투자영업이익

7,980

15,950

9,130

11,360

당기순이익

7,210

10,330

4,790

8,170

경과손해율(%)

74.7

79.5

82.4

79.9

순사업비율(%)

22.3

20.7

19.3

20.1

합산비율(%)

97.0

100.2

101.7

100.1

가중부실자산비율(%)

0.3

0.1

0.1

0.1

고정이하여신비율(%)

3.1

0.3

0.4

0.2

연체율(%)

1.5

0.1

0.1

0.1

<자료 한국신용평가>

보험료수입중 보험금지급으로 나가는 비율을 뜻하는 경과손해율이나 사업경비를 어느 정도 쓰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순사업비율 등도 손보업계 최고수준으로 잘 관리하고 있다. 22년 9월말 메리츠화재의 경과손해율은 74.7%로, 삼성화재의 79.5%, 현대해상의 82.4%, DB손해보험의 79.9% 등에 비해 한참 낮은 수준이다.

경과손해율과 순사업비율을 합친 합산비율도 메리츠화재는 97%로, 손보업게에서 유일하게 100% 미만이다. 영업을 잘 할뿐아니라 비용관리도 탁월하게 잘하고 있다고 볼수 있다.

그러나 자산이나 여신의 건전성을 들여다보면 완전히 다르다.

우선 22년 9월말 가중부실자산비율은 메리츠화재가 0.3%로, 롯데손보와 같이 손보업계에서 가장 높다. 나머지 대형 손보사들은 대부분 0.1% 수준에 그치고 있다.

또 3개월이상 연체중인 연체자산의 비중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비율도 메리츠화재가 22년 9월말기준 3.1%로, 업계에서 단연 압도적으로 높다. 업계 1~3위인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의 이 비율은 각각 0.3%, 0.4%, 0.2%에 불과하다. 경쟁업체들보다 10배 가량 높다.

절대수치도 높지만 지난 1년 사이 이 비율이 급증한 점도 눈길을 끈다. 메리츠화재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 1년간 0.4%에서 3.1%로, 무려 8배 가까이 치솟았다. 경쟁업체들중 이렇게 이 비율이 급증한 곳은 없다.

1개월 이상 연체자산 비중을 뜻하는 연체율도 메리츠화재는 지난 1년간 0.2%에서 1.5%로 급증했다. 나머지 경쟁업체들의 22년 9월말기준 연체율은 대부분 0.1%를 넘지 않는다. 메리츠화재의 연체율도 경쟁업체들보다 15배 가량 높은 셈이다.

이유는 아무래도 메리츠금융그룹이 2010년대 중반이후 남달리 많이 취급해온 부동산금융 탓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신속히 탈출했다지만 메리츠화재는 그러지 못하고 있는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통계들을 들여다보면 메리츠화재의 22년 9월말 기준 각종 대출채권잔액은 모두 9조9609억원에 달한다. 전체 운용자산 26조원의 37%를 넘는다. 국공채 등 안전자산을 많이 운용하는 경쟁업체들보다 확실히 대출채권 비중이 높다.

메리츠화재의 전체대출잔액중 1475억원이 22년 9월말현재 연체상태인데, 보험약관대출이나 유가증권담보대출, 부동산담보대출, 신용대출, 어음할인대출, 지급보증대출 등에선 연체가 하나도 없다. 모두 8조9812억원 규모인 기타대출채권이란 곳에서 1475억원 연체가 생겼다.

부동산PF 관련대출을 모두 기타대출로 포장해놓은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화재보다 자산규모가 큰 DB손보는 기타대출채권 연체액이 34억원에 불과하고, 삼성화재나 현대해상은 이 부문 연체액이 아예 0 다. 경쟁업체들은 대부분 부동산담보대출 등에서 소액의 연체가 발생했다. 메리츠화재의 대출운용 방식이 뚜렷이 다르다는 것을 알수 있다.

업계 1~3위 업체들은 가계대출채권에서 연체가 거의 모두 발생했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전액 중소기업대출채권, 업종별로는 부동산업 및 임대업에서 1475억원 연체액 전액이 발생했다. 부동산 및 임대업이라는게 부동산PF 관련대출 등을 총칭하는 개념으로 보인다.

메리츠화재의 부동산업 및 임대업 대출 연체액 규모(억원)

21년9월말

21년12월말

22년3월말

22년6월말

22년9월말

136

113

1,106

1,250

1,475

<자료 금융통계정보시스템>

메리츠화재의 부동산업 및 임대업 연체는 21년9월말까지만 해도 136억원에 불과했고, 21년말에는 113억원으로 더 줄었다. 하지만 22년 3월말 1106억원으로 갑자기 급증하더니 6월말 1250억원, 9월말 1475억원 등으로 작년들어 계속 급증하고 있다.

금리급등과 자금시장경색 등에 따른 부동산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숫자만으로는 아주 위험상태라고 보기는 아직 어렵지만 연체율 등이 작년들어 갑자기 급등하고 있는 흐름은 유의해야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메리츠증권은 부동산금융에서 신속히 잘 탈출했는데, 메리츠화재나 메리츠캐피탈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는 지적이 작년부터 여러곳에서 나온 적이 있다.

삼성증권은 22년 10월 보고서에서 ‘일부 보험사는 ALM(자산부채종합관리) 매칭을 위해 장기채를 지속적으로 매입하는 한편, 그로 인해 희석되는 운용수익률을 방어할 목적으로 적극적으로 부동산PF 대출자산을 포트폴리오 내에 편입해왔는데, 대표적인 경우가 메리츠화재’라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증권은 21년 12월말 기준 보험사 운용자산 대비 부동산PF대출 비중은 메리츠화재 가 24.0%에 달한 반면 DB손보는 7.6%, 교보생명 4.4%, 삼성화재 4.3%, 삼성생명 2.8% 등에 불과하다고 집계했다.

한신평도 이미 21년중 나온 보고서에서 메리츠증권은 당국규제 등으로 2020년부터 부동산금융 비중을 확 줄이고있는 반면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캐피탈은 오히려 계속 늘리고 있는 점을 특히 우려했다.

부동산PF의 경우 증권업과 여신전문업은 투자한도가 있어 양적 관리가 가능하나, 보험업 등의 경우 별도 한도가 없어 풍선효과로 인한 보험업 부동산PF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고도 그때 당시에 이미 지적했다.

당시 보고서에서 한신평은 ‘일반적으로 메리츠금융그룹은 부동산금융 경쟁력이 매우 우수하다고 알려져있다. 강력한 성과 보상 체계를 바탕으로 우수 인력을 영입했고, 증권 ∙ 보험 ∙ 캐피탈 3사간 연계로 대규모 프로젝트 소화능력도 갖추었다. 우수한 시공사 확보 등의 신용보강 장치 확보 노력, 선순위 위주의 투자성향 등을 통해 위험을 잘 관리하고 있다. 시장 내에서 상대적으로 양질의 딜을 우선적으로 검토해 투자하는 등, 리스크관리에도 구조적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부동산경기 급락 등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지나치게 높은 부동산 PF, 특히 해외부동산 비중은 낮출 필요가 있다고 당시에도 보고서는 지적했다.

한신평의 당시 지적은 현재 상황과 상당부분 맞아 들어가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연체율 등은 부동산PF 직접대출에서 나온 통계일뿐 증권-보험업계가 많이 취급했다는 부동산PF 관련 지급보증이나 인수확약 같은 다른 신용공여의 직간접 피해는 아직 집계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면서 "메리츠화재가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부동산경기 침체와 부동산PF 시장 경색난을 어떻게 돌파할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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