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반도체 등의 수출이 급감하면서 지난해 11월 경상수지가 3개월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은 10일 국제수지 잠정통계 발표에서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6억2000만달러(약 772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년 전의 68억2000만달러 흑자와 비교해서는 74억4000만달러나 줄어든 규모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1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243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같은 기간 822억4000만달러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쪼그라들었다.

경상수지는 2020년 5월이후 지난해 3월까지 23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하다가, 4월 수입 급증과 외국인 배당이 겹치면서 적자를 냈다. 한달 뒤인 지난해 5월 곧바로 흑자기조를 회복했지만, 넉달 만인 8월 다시 30억5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이어 9월(15억8000만달러)과 10월(8억8000만달러) 불안한 흑자규모를 거쳐 11월 다시 적자에 빠졌다.

세부항목별 수지를 보면, 상품수지가 15억7000만달러 적자였다. 두달째 적자일 뿐아니라 1년 전(60억7000만달러)과 비교해 수지가 76억4000만달러 급감했다.

우선 수출(523억2000만달러)이 전년 11월보다 12.3%(73억1000만달러) 줄었다. 앞서 지난해 9월 수출이 23개월 만에 처음 전년 같은 달 대비 감소를 기록한 뒤 3개월 연속 뒷걸음쳤다.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으로  반도체(통관기준 -28.6%), 화학공업제품(-16.0%), 철강제품(-11.3%)이 부진했다.

지역별로는 중국(-25.5%), 동남아(-20.7%), 일본(-17.8%)으로의 수출이 위축됐다.

반면, 수입(538억8000만달러)은 1년 전보다 0.6%(3억2000만달러) 늘었다. 

원자재 수입액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4.8% 증가했다. 원자재 중 가스, 석탄, 원유 수입액(통관기준) 증가율은 각 44.8%, 9.1%, 21.8%에 이르렀다.

반도체(12.4%) 등 자본재 수입도 0.4% 늘었고 승용차(64.0%), 곡물(25.2%) 등 소비재 수입도 0.7% 증가했다.

서비스수지도 3억4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11월(-2억7000만달러)과 비교해 적자 폭도 7000만달러 커졌다.

세부적으로 운송수지는 흑자(4억8000만달러) 기조를 유지했지만, 1년 전(17억2000만달러)보다 흑자규모가 12억4000만달러 축소됐다. 지난해 11월 선박 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같은 기간 69.5%나 떨어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관련방역이 완화되면서 여행수지 적자도 1년사이 5억달러에서 7억8000만달러로 늘었다.

본원소득수지 흑자(14억3000만달러)는 전년 11월(11억7000만달러)보다 2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본원소득수지 가운데 배당소득수지 흑자(7억5000만달러)가 1년새 3억9000만달러 늘었는데, 배당지급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지난해 11월 18억5000만달러 불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32억4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5억5000만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40억8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14억9000만달러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