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강기용 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서울 강북의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한 것을 놓고 “세금이 아닌 내 돈 이었으면 과연 이 가격에 샀을까, 이해할 수 없다”면서 “국민 혈세로 건설사의 이익을 보장해주고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원 장관은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LH가 악성 미분양 상태인 강북의 어느 아파트를 평균 분양가 대비 12% 할인된 가격으로 매입했다는 기사를 읽고, 내부 보고를 통해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LH가 매입임대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게 너무 비싼 값에 매입했다는 것이다.
원 장관은 “매입임대제도는, 기존 주택을 매입해 주거취약계층에게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임대하는 주거복지제도”라면서 “같은 예산으로 더 많은 분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운용하는 것이 제도의 취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떤 기준으로 이런 결정을 했는지 철저히 검토하고, 매입임대제도 전반에 대해 국민적 눈높이에 맞도록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LH는 지난달 취약계층을 위한 전세매입임대 사업으로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인 서울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 전용면적 19~24㎡ 36가구를 79억4950만원에 매입했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2월 본청약에서 6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지만 미계약이 발생했고, 지난해 7월에는 15% 할인 분양에 나서기도 했다.
참여연대는 "최초 분양가보다 15%를 할인해도 수차례 미분양된 주택을 LH공사가 추가 할인 없이 매입하는 것은 건설사의 책임을 제대로 묻지 않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LH는 이에 대해 "공사가 매입한 소형평형(전용 19~24㎡형)은 애초 분양가 할인 대상이 아니었으며, 감정평가를 거쳐 평균 분양가 대비 12%가량 낮은 금액으로 매입했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