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잡기 위한 금리인상이 은행 예대 금리차만 확대”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이자이익이 34조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모기업인 KB‧신한‧우리‧하나 등 4대 금융지주는 역대 최대 실적인 16조원을 웃도는 순익을 기록했다.
이러한 실적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자이익이 전년보다 20% 넘게 급증했기 때문이다. 대출금리는 빠르게 올리면서 예금금리는 더디게 인상해 예대마진을 늘렸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해 이자이익은 국민은행 9조2910억원, 신한은행 8조4775억, 우리은행 7조4177억원이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하나은행은 8조9198억원이다.
이들 4대 은행의 작년 이자이익은 합치면 34조1060억원이다.
2021년 27조905억원에 비해 26%가량 늘어난 수치다.
이들 은행들의 실적으로 모기업인 KB‧신한‧우리‧하나 등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16조원을 웃도는 순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나금융은 3조6257억원으로 2021년 순익 3조5216억원보다 2.8% 증가했다. 4대 금융지주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이다.
역대 최대였던 2021년(14조5429억원)에 비해 10%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실적의 배경에는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로 벌어들인 이자이익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이자이익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하나은행이 25.9%로 가장 컸고 우리은행 25.3%, 국민은행20.2%, 신한은행 16.3% 순이었다.
은행권 예대금리차는 금융당국이 지난해 11월 대출금리를 인하하기 위해 은행권의 수신금리 인상 자제를 요청한 이후 예대금리차는 오히려 확대되는 추세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달 국내 17개 은행(산업·한국씨티은행 제외)의 가계부문 평균 예대금리차는 1.73%포인트로 작년 12월(1.63%포인트)보다 0.1%포인트 커졌다.
당국의 수신금리 인상 자제령 이후 은행들이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를 더 많이 낮췄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올 들어서도 예금금리 하락세는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한국은행 기준금리(연 3.5%)보다 낮은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대표 정기예금인 ‘KB스타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는 연 3.48%, 농협은행의 ‘올원e예금’은 연 3.36%로 기준금리를 밑돌았다.
한 전문가는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한 금리 인상이 은행 예대금리차만 확대해 은행들의 배만 불렸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