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못쓴 예산 13조,8년만에 최대 …세금 9.1조 왜 남았나
작년 못쓴 예산 13조,8년만에 최대 …세금 9.1조 왜 남았나
  • 윤석현 기자
  • 승인 2023.02.10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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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용예산 증가 왜...예산 증가·종부세 감소 탓
국세수입 52조원 늘었지만 양도세·증권세 줄어…"올해 세수 타이트한 상황"
기획재정부 세종청사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정부가 지난해 쓰지 못한 예산이 13조원에 달해, 예산 편성과 집행의 허점이 또다시 드러났다..

지난해 걷은 세금에서 지출하고 남은 금액인 세계잉여금도 9조원을 넘겼다.

국세수입은 당초 정부의 예상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자산시장 냉각의 여파로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는 급감했다.

◇세수추계 오차율 21년 만에 최저…경기 불확실성에 올해 세수는 불안

1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2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수입과 세외수입을 합한 총세입은 573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세수입은 395조9000억원으로 전년(344조1000억원) 대비 51조9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정부의 최종전망치인 추가경정예산 당시 세입예산 396조6000억원을 7000억원 밑도는 수준이다.

정부 예측보다 세수가 덜 걷힌 것은 지난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다만 추경기준 세수추계 오차율은 0.2%로 2001년(0.1%) 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았다.

세목별로 보면 법인세가 전년도(2021년) 기업 실적개선에 힘입어 전년 대비 33조2000억원 늘었다. 법인세수(103조6000억원)는 사상 처음 100조원을 넘기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소득세는 전년보다 14조6000억원 더 걷혔다. 최근 고용회복이 이어지며 근로소득세가 10조2000억원, 종합소득세가 7조9000억원 각각 늘어난 결과다.

이외 물가상승과 소비증가의 영향으로 부가가치세가 10조4000억원 늘었고, 환율이 오르면서 관세도 2조1000억원 증가했다.

다만 토지·주택 거래가 감소한 여파로 양도소득세는 4조5000억원 감소했다.

증권거래도 감소하면서 증권거래세는 4조원, 거래세에 붙는 농어촌특별세는 1조9000억원 각각 줄었다.

지난해 역대 최대 폭의 유류세 인하가 이뤄지며 교통·에너지·환경세도 5조5000억원 급감했다.

올해 세수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올해 국세수입을 추경예산 대비 1.0% 증가한 400조5000억원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경기둔화와 자산거래 감소세가 이어지며 세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추경호 부총리는 이날 "올해는 경기가 불확실하기에 엄청 많은 초과세수가 생긴다거나 엄청난 (세수) 결손이 난다거나 이런 상황은 아니고 타이트하게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쪽은 견조하게 계속 증가가 나는 부분이 있고, 어떤 건 아직 불확실성에 조금 노출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지금 세수결손을 이야기하기엔 이른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예산 불용액 8년 만에 최대…불용률도 4년만 최고

총세출은 예산총액 577조7000억원 중 559조7000억원을 집행해 전년 대비 62조8000억원 증가했다.

일반회계 지출액이 485조원, 특별회계 지출액이 74조7000억원 등이다. 예산 집행률은 96.9%(일반회계 97.4%·특별회계 93.6%)로 각각 집계됐다.

예산불용 규모는 12조9000억원이었다. 불용액은 예산에서 총세출과 이월액을 뺀 금액으로, 쉽게 말해 예산에서 다 쓰지 못한 금액을 뜻한다.

불용규모는 2014년(17조5000억원) 이후 8년 만에 가장 컸다. 이는 2011∼2016년 평균치(11조5000억원)마저 웃도는 수준이다.

불용률도 2.2%로 2018년(2.3%)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았다. 정부는 과거와 비교해 지출규모 자체가 두배 가까이 늘어난 만큼, 불용규모도 일정 부분 자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해는 코로나19 대응사업 예산 일부가 집행되지 않은데다, 종합부동산세가 줄며 지방으로 내려가는 교부세가 감소한 영향으로 불용액이 늘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세계잉여금 9.1조원…세금 더 걷어 남겼다

총세입에서 총세출을 뺀 결산상 잉여금은 14조2000억원이었다. 여기서 다음 연도 이월액 5조1000억원을 차감한 세계잉여금은 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세금을 지난해보다 50조원 넘게 더 걷어 10조원 가까운 돈을 남긴 셈이다. 세계잉여금은 일반회계가 6조원, 특별회계가 3조1000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일반회계 세계잉여금은 4월 결산후 지방교부금 정산,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 채무상환 등을 거쳐 국회 동의없이 추경 등의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출범 직후에도 세계잉여금과 초과세수 등을 활용해 추경을 편성한 바 있다.

나머지 특별회계 세계잉여금은 각 회계 근거법령에 따라 자체 세입조치를 하는 데 쓰인다.

세입·세출부 마감은 지난해 정부의 세입·세출을 확정하는 절차다. 정부는 이 실적을 토대로 국가결산보고서를 작성해 감사원 결산검사를 거친 후 5월 말까지 국회에 제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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