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 인수에 나선 하이브(HYBE)의 박지원 CEO(최고경영자)는 SM의 독립성을 보장하되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경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SM 인수전과 관련한 박 CEO의 첫 공식 발언이라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14일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박 CEO는 전날 서울 용산 하이브 사옥에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가진 설명회에서 "SM의 레거시(유산)를 존경한다"면서 "SM의 독립성을 보장하겠다. 하이브는 이미 멀티 레이블 체제를 증명해냈다"고 말했다.
설명회는 그 동안 뉴스로만 접한 직원들에게 SM 인수합병(M&A) 경위를 설명하고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박 CEO는 "SM은 SM만의 가치가 있다"면서 "그 색깔을 계속 지켜가고 하이브는 이들이 더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팬, 아티스트(소속 가수), 양사 임직원, K팝 산업을 하나하나 언급하며 K팝 산업의 주축들이 "(이번 M&A로) 모두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거취에 대해서는 "이수만 프로듀서의 경영 참여나 프로듀싱 참여는 없다. 로열티도 더는 가져가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총괄 프로듀서 측으로 분류되는 조병규 SM부사장(변호사)도 전날 전 사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쪽은 카카오지 하이브가 아니다"라며 "하이브는 우호적 M&A를 진행하는 것이며 대주주(이수만)의 뜻에 반해 지분을 늘리고자 하는 쪽은 카카오, 그리고 카카오와 손잡은 현 경영진과 얼라인"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이 전 총괄에게 반기를 들고 카카오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이성수·탁영준 SM 공동대표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내달 27일 임기가 만료되는 두 공동대표는 연임에 도전 중으로, 이 전 총괄을 몰아낸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 이창환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추천하고 이사회에 얼라인 측 추천을 거친 사외이사 3인도 새로 선임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맞서 하이브는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을 늘리는 한편 주주들 설득 명분으로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SM 이사 출신의 민희진 어도어(ADOR) 대표를 내세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