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깊은 정몽규...광주 연쇄사고 후 작년 현산 수주잔고 4.3조 격감
고민 깊은 정몽규...광주 연쇄사고 후 작년 현산 수주잔고 4.3조 격감
  • 최영준 기자
  • 승인 2023.02.2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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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용평가 분석. 한해 사이에 12.6%나 감소. 신규수주 부진에 계약해지 겹쳐
작년 계약해지 3.28조 달해. 모두가 사고여파는 아니고, 현산의 전략적해지도 포함돼 있다고
광주 중대사고의 영업정지 수위도 현산 앞날에 큰 부담. 다만 PF보증 실질리스크는 크게 완화

[서울이코노미뉴스 최영준 기자] 2021년 6월 광주 학동 철거 현장과 22년 초 광주 화정아이파크 현장에서 중대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이후 2022년 한해동안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의 수주잔고가 약 4.3조원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최근 보고서에서 현산의 수주잔고(회사제시 기준)는 2022년 말 기준 약 29조원으로, 전년 말(약 34조원) 대비 약 4.3조원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해 사이에 수주잔고가 12.6% 가량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이처럼 작년 한해 현산의 수주잔고가 대폭 줄어든 것은 신규수주가 부진한 가운데 일부 현장에서 시공계약 해지가 다수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신평은 작년 한해동안 현산이 신규 수주한 사업이 모두 3조2486억원인 반면 계약해지된 사업장의 총도급액은 3조2818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의 부문별 수주및 잔고

작년중에 계약해지된 사업장중 도급액 1조가 넘는 사업장은 대전 도안 아이파크시티 2차(대전 도안 2-2지구) 신축공사(도급액 1조972억)와 부산 시민공원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도급액 1조25억원) 등이 있다.

한신평은 시행사, 조합 등 발주처에 의한 해지 이외에도 현산이 사업성, 예상 사업기간, 우발채무 등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해지를) 추진한 현장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모두가 연쇄사고로 주택 브랜드 인지도나 시공 역량 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벌어진 일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작년에는 또 현산의 주택 신규분양도 크게 줄었다. 한신평은 2020~2021년에는 각각 1만 세대 이상을 분양한 반면, 연쇄사고 이후인 2022년에는 약 4천세대 분양에 그쳤다고 밝혔다. 또 작년 상반기 공급 물량은 대부분 재개발 등 정비사업 현장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 분양이었으며, 작년 하반기에 진행된 일반분양은 사업장 입지에 따라 경쟁률에 차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2022년 현대산업개발의 주요 계약해지 사업장

작년 8월 분양된 수원 아이파크시티 10단지와 12월에 분양된 서울 마포 더 클래시의 경우 경쟁률이 각각 10.3대1 및 19.4대1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작년 10월과 12월 분양된 경북 경산 2차 아이파크 및 충북 음성 아이파크는 각각 0.3대1 및 0.2대1로, 일부 미달되기도 했다.

한신평은 또 2개 광주 중대사고에 대해 영업정지 집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현산의 사업안정성 측면에서 역시 상당한 부담이 되고있다고 평가했다.

2021년 6월 광주 학동 철거 현장 부실시공 관련, 영업정지 8개월의 경우 현산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됨에 따라 영업정지 취소소송의 판결 선고 후 30일이 되는날까지 집행이 정지된 상황이다. 하수급인 관리의무 위반에 따른 영업정지 8개월은 과징금 부과처분으로 변경되었다.

광주 화정아이파크 현장에 대해서는 현재 사전 통지(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 1년 처분)와 1차(2022년 8월) 및 2차(2022년 12월) 청문 절차가 완료되었다. 서울시는 사고 관련 형사재판이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건설업 관리규정에 따라 1심 판결을 통해 사고의 원인과 과실 및 책임 등을 명백히 한 후 처분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산업개발의 PF보증 만기구조

한신평은 2022년 3월 배포된 국토교통부 보도자료와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사고조사 보고서 기준으로는 사고원인의 상당 부분이 현대산업개발의 귀책사유로 규정되어 있으나, 이후 조사 및 청문 등의 과정에서 이견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최종 통지가 1심 판결 등을 고려해 지연되고 있는 부분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과거 사례를 보면 행정처분 통지에 대해 대부분 건설사들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취소소송등으로 대응, 실제 집행 시점까지는 1~2년 이상이 소요되었다. 현산의 경우도 집행정지에 대한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될 경우 실제 행정처분 집행이 단기간 내에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한신평은 전망했다.

한신평은 행정처분이 영업정지 1년으로 결정될 경우 풍부한 기존 수주잔고 등을 감안하면 영업정지 기간 동안의 수주 차질로 인한 부정적 영향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최종 행정처분 과정에서 현산의 과실이 일정 수준 이상 인정되고 주택시장 수요자들의 부정적 인식이 확대될 경우, 현재 현산 사업포트폴리오에서 8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민간주택사업에서의 수주경쟁력이 추가로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정몽규(오른쪽) HDC 회장이 작년 6월 광주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와 관련해 해당동을 포함해 8개 동 전체를 전면 철거한 후 재시공하기로 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한편 요즘 많은 건설사들이 겪고 있는 PF보증 관련 리스크와 관련, 한신평은 현산의 경우 광주 화정아이파크 사고 직후에 비해 오히려 PF보증 실질 리스크가 크게 낮아졌다면서 이 과정에서 차입부담은 확대되었으나 단기간 내 자금소요는 대응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2022년 1월 광주 화정아이파크 사고 직후 현산이 보증을 제공한 PF ABCP, ABSTB의 경우 일부 예정 사업장을 중심으로 차환에 차질이 발생했으며, 발행금리도 신용등급 대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금리급등에 PF자금 경색사태까지 겹치자 현산은 시공계약 해지, 자체 인수, 직접 대여 전환 등을 진행, 외주사업(계열사 공사대 제외) 관련 PF보증 규모는 2021년 말 약 2.7조원(정비사업 관련 1.3조원 제외)에서 2022년 말 약 1.3조원(정비사업 관련 1.2조원 제외)로 절반이상 감소했다.

2023년 1월 기준 현산의 유동화증권 발행금리는 신용등급 대비 높은 수준이지만, 유동화증권 대부분은 금융시장 내에서 정상적으로 차환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한신평은 설명했다. 특히 외주사업 관련 PF보증의 경우 대출잔액 기준으로 약 90%의 현장에서 착공 및 분양이 완료된 상황으로, PF보증 관련 실질 리스크는 사고 직후 대비 오히려 크게 축소되었다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의 PF보증 내역

다만 PF보증 대응 과정에서 사업비 대여금 등 운전자금 성격의 채권이 크게 늘어났다. 별도기준 사업비 대여금 등은 21년 말 약 0.8조원에서 22년 9월 말 약 1.8조원, 별도기준 순차입금은 21년 말 약 (-)0.3조원에서 2022년 말 약 1.5조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리스부채 및 수익증권 매각대금을 제외한 총차입금 약 2.1조원 중 약 1.5조원이 단기성 차입금인 점과 금융기관 신용대출(약 0.5조원)의 차환 과정과 영업정지 등의 처분으로 인한 회사채 기한 이익의 상실 가능성(2023년 2월 현재 4900억원) 등도 지속적으로 지켜보아야할 사안들이라고 한신평은 지적했다.

한신평은 그러나 현산이 보유하고 있는 약 0.7조원의 현금성자산, 담보 무설정 용지, 유형자산 등을 감안하면 단기간내 시장성 증권 및 PF유동화증권에 대한 자금소요는 대부분 대응 가능할 전망이며, 지주사인 HDC의 자산을 활용한 계열 차원의 재무융통성도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22년말 별도기준 현산의 PF보증 내역을 보면 도급(개발)사업이 1조2617억원으로, 전체 사업장의 51% 정도다. 재개발 등 정비사업은 1조2262억원으로, 49%다. 도급사업 중 착공 분양률 75% 이상이 90%에 달해 다른 건설사들에 비해 양호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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