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연간 가계빚은 4.1조↑ '최소 증가폭'…가계대출 첫 감소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지난해 4분기 전체 가계신용(빚)이 약 10년 만에 처음 전분기보다 줄었다.
소비회복과 함께 결제되지 않은 카드대금(판매신용)은 3조원 이상 늘었지만, 부동산 부진과 금리상승의 영향으로 가계대출 잔액이 7조원 넘게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간 가계대출도 역대 처음 감소했다. 반대로 판매신용은 가장 큰 폭으로 불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2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67조원으로 3분기(9월 말 기준 1871조1000억원)보다 0.2%(4조1000억원) 줄었다.
가계신용 잔액이 앞 분기보다 감소한 것은 2013년 1분기(-9000억원) 이후 39분기 만에 처음이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다 결제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부채)'을 말한다.
박창현 금융통계팀장은 "4분기 가계신용이 4조1000억원 감소한 것은 기타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7조5000억원이나 줄었기 때문"이라며 "부동산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대출금리 상승세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대출규제가 이어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대금)을 빼고 가계대출만 보면, 지난해 말 잔액이 1749조3000억원으로 3분기 말(1756조8000억원)보다 7조5000억원이나 줄었다.
전분기 대비 감소 폭으로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1012조6000억원)은 4조7000억원 늘었지만, 증가 폭이 3분기(6조5000억원)보다 줄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잔액 736조7000억원)의 경우 12조2000억원이나 줄어 5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창구별로는 예금은행에서 가계대출이 3분기보다 4000억원 감소했다. 상호금융·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 3조8000억원, 보험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도 3조3000억원 축소됐다.
4분기 가계 판매신용 잔액은 117조7000억원으로 다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직전 분기보다 3조4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가계신용이 한해 4조1000억원 불었다. 통계 편제이후 가장 작은 증가 폭이다.
가계대출은 처음 7조8000억원 감소했고, 판매신용은 역대 가장 많은 11조9000억원 늘었다.
박 팀장은 가계신용 전망과 관련해 "1월의 경우 가계부채 축소흐름이 이어진 것 같다"면서 "부동산 규제완화, 특례보금자리론 같은 신규 정책모기지 출시와 은행의 대출태도 완화가 가계신용 증가요인이지만,
높은 금리수준과 부동산 경기부진 등을 고려하면 가계신용이 급격히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