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아 25만명,20년만에 반토막…280조원 쓰고도 저출생 못막아
출생아 25만명,20년만에 반토막…280조원 쓰고도 저출생 못막아
  • 윤석현 기자
  • 승인 2023.02.22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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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합계출산율 '역대 최저' 0.78명…OECD 평균의 절반 못미쳐
평균 출산연령 33.5세…한국,OECD서 첫째아 출산연령 가장 높아
올해 1월1일 0시0분 경기도 고양시 일산차병원에서 태어난 쌍둥이 모습.
올해 1월1일 0시0분 경기도 고양시 일산차병원에서 태어난 쌍둥이 모습.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이 0.7명대로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이자 평균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정부는 지난 16년간 약 280조원의 저출생 대응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출생아 수는 20년 전의 반토막인 25만명 수준으로 곤두박질했다.

연간 혼인건수는 2년째 20만건을 밑돌았고, 처음 엄마가 되는 평균 나이는 33.0세로 OECD 평균보다 네살 가까이 많았다.

통계청은 22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2년 출생·사망통계 잠정결과'와 '2022년 12월 인구동향'을 발표했다.

◇작년 합계출산율 0.78명,10년째 OECD 꼴찌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전년보다 0.03명 줄어 1970년 통계 작성이래 52년 만에 가장 낮았다. 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19년째 줄곧 OECD 국가 가운데 합계출산율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가장 최근 통계인 2020년 기준으로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나라는 한국 뿐이었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20년 OECD 평균 합계출산율(1.59명)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1974년(3.77명) 4명대에서 3명대로, 1977년(2.99명) 2명대로, 1984년(1.74명) 1명대로 떨어졌다. 2018년(0.98명)에는 0명대로 떨어졌고 이후에도 2019년(0.92명), 2020년(0.84명), 2021년(0.81명)에 걸쳐 끝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합계출산율을 시도별로 보면 서울(0.59명)이 가장 낮다. 이어 부산(0.72명), 인천(0.75명) 순이었다. 합계출산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세종(1.12명)이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통계청이 2021년 12월 내놓은 장래인구추계상 전망치(0.77명)와 유사한 수준이다.

정부는 코로나19에 따른 혼인감소 등의 영향으로 합계출산율이 2024년 0.70명까지 하락한 뒤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중위시나리오에 따른 것으로, 더 부정적인 시나리오에서는 합계출산율이 2025년 0.61명까지 떨어진다.

15일 대구 대백프라자 8층에서 새 학기 시즌을 맞아 등교 필수템 등 다양한 제품이 눈길을 끌고 있다.
15일 대구 대백프라자 8층에서 새 학기 시즌을 맞아 등교 필수템 등 다양한 제품이 눈길을 끌고 있다.

◇작년 출생아 24만9천명,30년 만에 3분의 1로 줄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4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4.4% 감소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가리키는 조출생률도 지난해 4.9명으로 전년보다 0.2명 감소했다.

출생아 수와 조출생률 모두 역대 최저다. 출생아 수는 2002년 49만7000명이었으나 20년 만에 반토막이 됐다. 30년 전인 1992년(73만1000명)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34.1%)으로 줄었다.

24만9000명 가운데 15만6000명은 첫째 아이였고 둘째는 7만6000명, 셋째 이상은 1만7000명에 그쳤다. 둘째와 셋째 이상은 각각 전년보다 16.8%, 20.7% 급감했다.

전체 출생아 중 첫째 아이의 비중은 62.7%, 둘째 비중은 30.5%, 셋째 이상은 6.8%였다.

◇저출생 대책에 280조원 쏟았지만…혼인 줄고 만혼 심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2006년부터 2021년까지 15년간 저출생 대응 예산으로 약 280조원을 투입했다.

그러나 체감효과가 미미한 백화점식 대책이 중구난방으로 이뤄지면서 저출생 기조를 반전시키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어려운 환경, 사교육비 부담 등은 아이 낳기를 꺼리게 하는 대표적인 이유로 꼽힌다. 혼인 자체가 줄고, 혼인을 늦게 하는 추세도 저출생을 심화하고 있다.

서울의 한 예식장에서 열린 결혼식 풍경.
서울의 한 예식장에서 열린 결혼식 풍경.

지난해 혼인건수는 19만2000건으로 전년보다 1000건 줄어 1970년 통계 작성이래 가장 적었다.

혼인건수는 2021년(19만3000건) 처음 20만건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이혼건수도 9만3000건으로 10만건 아래로 떨어졌다.

첫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되는 나이는 33.0세로 전년보다 0.3세 높아졌다. 이는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고, OECD 평균(29.3세)보다 3.7세 높은 수준이다.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 이상을 아우르는 전체 평균 출산연령은 33.5세로 전년보다 0.2세 올랐다. 35세 이상 고령산모 비중은 35.7%로 전년보다 0.7%포인트 증가했다.

연령별 출산율(해당연령 여자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은 30대 초반이 73.5명으로 가장 높고, 이어 30대 후반 44.0명, 20대 후반 24.0명 순이었다.

35세 미만 연령층의 출산율이 전년대비 감소한 반면, 35세 이상 연령층의 출산율은 증가했다. 결혼후 2년 안에 낳은 출생아 비중은 31.5%로 전년보다 0.3%포인트 감소했다.

출생 성비(여아 100명당 남아수)는 104.7명으로 1년 전보다 0.4명 줄었다.

첫째, 둘째, 셋째 아이 이상 모두 출생성비 정상범위(103∼107명)에 속했다. 남아선호사상에 따른 인위적인 조정이 없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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