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시장에서 공개 매수해 최대 35% 지분을 확보하기로 했다.
열세에 몰린 카카오와 SM 현 경영진 측이 정면 승부수를 던지며 '판 뒤집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7일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공고에 따르면 양사는 이날부터 오는 26일까지 SM엔터 주식을 주당 15만원에 총 833만3641주 공개 매수한다.
SM엔터 전체 주식의 35%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절반인 17.5%씩 나눠 매수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의 공개 매수가격은 하이브가 지난달 공개 매수에서 제시했던 주당 12만원보다 3만원(25%) 많다.
전날 SM엔터 종가인 13만100원보다는 14.5% 높다.
하이브는 현재 이수만 전 SM엔터 총괄 프로듀서에게 사들인 지분을 포함해 총 의결권 지분 19.43%를 확보한 상태다.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카카오는 하이브를 제치고 SM엔터 최대 주주에 오를 수 있다.
카카오는 이날 입장문에서 "3사(SM·카카오·카카오엔터)는 거대 글로벌 엔터기업들과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함께 성장하기 위해 전략적 사업 협력을 체결했다"면서 "그러나 3사의 중장기 성장 방향성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와의 파트너십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의 현 경영진을 비롯한 임직원, 아티스트들이 가진 경쟁력에 강한 신뢰를 가지고 있다"면서 "최대주주가 된 이후에도 SM엔터테인먼트의 오리지널리티를 존중하고 독립적 운영을 보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의 이번 승부수는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SM엔터 지분 9.05%를 확보하려던 계획이 무산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하이브 측의 주식 공개매수 전략이 지분 0.98%만 추가 확보하면서 실패로 돌아간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매수를 위한 실탄은 충분히 확보돼 있는 상태다. 카카오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와 싱가포르투자청에서 1조1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이 가운데 약 9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1차로 지난달 24일 들어왔다. 나머지는 7월에 납입된다.
하지만 하이브가 카카오의 공개 매수에 맞서 더 높은 가격에 또다시 공개 매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하이브도 이를 위해 추가 자본 조달 등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브는 오는 31일 SM엔터 주총에서 자신들이 추천한 이사진에 선임되도록 전력투구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