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 등으로 금융시장이 흔들려도 국내 인터넷 은행에서 고객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감원이 SVB 사태 발생후 금융권 리스크를 점검한 결과, 인터넷은행의 경우 1인당 평균 예금액은 200만원대로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예금자 보호한도가 5000만원인데다, 인터넷은행은 자금조달이 소액 또는 소매자금으로 이뤄져 단기간내 자금이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금감원의 분석이다.
SVB가 자금위기에 직면한지 36시간 만에 파산한 이유는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은행 거래를 하면서 예금인출이 쉬워졌기 때문이라는 일명 '스마트폰 뱅크런(현금 대량인출 사태)'이 제기됐지만 국내 인터넷은행은 안전하다는 점을 확인한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SVB 사태로 국내 인터넷은행의 고객 자금유출을 일부 우려하기도 했으나, 고객 평균예금이 소액인데다 SVB와 달리 소매자금으로 이뤄지는 등 구조가 전혀 달라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평가받는 저축은행과 카드회사, 캐피탈 또한 여신위주의 자금을 운용하고 최근 자금조달 여건이 호전되면서 유동성이 안정적인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유동성 비율은 177.1%이며 카드회사는 358.4%, 캐피탈은 202.3%이다.
보험회사의 경우는 국공채 보유규모가 크지만 자산부채 만기구조를 매칭해 관리하고, 보험계약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으로 금리변동에 따른 위험이 안정적으로 통제되고 있는 것으로 금감원은 평가했다.
증권회사의 경우도 유동성 비율 등 건전성 지표가 양호한 상황이다.
국내 은행은 예대업무가 위주로, 유가증권 비중이 총자산의 18%에 불과하며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모든 은행이 100%를 넘어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은행의 외화 LCR도 지난 10일 기준 143.7%로, SVB 사태로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더라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것으로 금감원은 평가했다.
아울러 국내 금융회사들의 SVB에 대한 주식투자 등도 거의 없는 상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이나 보험회사 등 해외에 투자하는 국내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봤는데, SVB에 대한 주식투자가 없는 등 직접적인 익스포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간접적인 펀드에 들어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는데, 이 또한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