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 0.25%P 또 올려 5%…한미 금리차 역대 최대 1.5%P
美,금리 0.25%P 또 올려 5%…한미 금리차 역대 최대 1.5%P
  • 한지훈 기자
  • 승인 2023.03.23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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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금융불안 감안…연말 금리전망 5.1%,한번 더 인상 예상.
연내 금리인하 부인...한은,4월 금통위 '또 동결' 여부 주목
파월 연준 의장
파월 연준 의장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2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또 인상했다.

애초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전망이 많았으나 실리콘밸리은행(SVB) 등의 파산사태로 금융불안이 계속되면서,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 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현재보다 0.25%포인트 높은 4.75~5.00%로 올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이후 9번 연속 금리가 올라가면서 연준의 기준금리는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이 됐다.

연준은 성명에서 "최근 지표는 지출과 생산에서 완만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일자리는 최근 몇달간 증가했으며 견조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실업률은 낮게 유지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은 높은 상태"라면서 이같은 결정이유를 설명했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최근 40년내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목표로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연준은 이를 위해 지난해 6월, 7월, 9월, 11월에는 4차례 연속 파격적인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기도 했다.

이후 물가상승세가 둔화할 조짐을 보이자 인상폭을 지난해 12월 0.5%포인트, 올 2월 0.25%포인트로 줄이면서 속도조절을 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느려지고 고용호조 등의 지표가 나오면서 한때 연준이 이번에 다시 인상폭을 높일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지난 8일 의회에 출석해 "최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최종적인 금리수준이 이전 전망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실리콘밸리은행(SVB)·시그니처은행 파산사태가 발생하고 퍼스트 리퍼블릭은행의 위기설이 나오면서 상황이 변했다.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금융불안의 이유로 거론되면서 일각에서는 금리동결 내지 인하 필요성까지 제기됐기 때문이다.

연준의 이날 베이비스텝은 인플레이션 잡기와 금융안정이란 두 목표를 절충한 성격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도 0.25%포인트 인상 전망이 가장 많았다.

연준은 성명에서 "미국의 은행 시스템은 건전하고 탄력적"이라면서 "최근 상황은 가계와 기업에 대한 신용여건이 더 엄격해지고 경제활동, 고용, 인플레이션에 더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영향의 범위는 불확실하다"면서 "위원회는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매우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불안 상황은 연준의 향후 금리 전망에도 영향을 미쳤다. FOMC 위원들의 금리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dot plot)상의 올해 말 금리예상치(중간값)는 5.1%였다. 

이는 직전인 지난해 12월 예상치와 같은 수준이며, 당초 시장 전망보다는 낮은 것이다. 점도표에서 내년 말 기준금리는 4.3%, 2025년말에는 3.1%로 각각 전망됐다.

점도표상 개별 FOMC 위원의 전망을 보면 현 18명의 위원 중 10명이 올해말 금리를 5.00~5.25%로 내다봤다. 이는 현재 기준금리를 고려할 때 한차례 정도 더 0.25% 포인트를 인상하면 되는 수준이기 때문에 연준의 금리인상 행보가 막바지에 이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연준도 성명에서 통화정책 기조와 관련 "약간의 추가적인 정책강화(policy firming)가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앞서 연준은 지난 회의 성명에서는 이 대목에서 '지속적인 금리인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다만 연준은 시장의 일각에서 나오는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은 부인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FOMC 회의) 참석자들이 올해 중 금리인하를 전망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라면서 "우리가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의 이런 기조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상회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이날 경제전망요약(SEP) 자료에서 올해 말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3%로 제시했다. 이는 직전인 지난해 12월 전망(3.1%)보다 다소 올라간 것이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잡기에 더 초점을 맞추는 것은 SVB 파산사태 등에 따른 상황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파월 의장은 현재 금융 안정성 문제와 관련, "미국 은행 시스템은 건전하고 회복력이 빠르다"면서 "은행들의 유동성 흐름이 안정화됐다"고 말했다.

연준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는 0.4%로 직전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올해 실업률 전망치도 지난해 12월 4.6%에서 이번에는 4.5%로 하향됐다.

한편 미국 연준의 베이비스텝으로 한국과의 기준금리 차는 기존 1.25%포인트에서 1.5%포인트로 확대됐다.

한미간 금리는 2000년 5~10월(1.50% 포인트) 이후 22년여 만에 최대 역전폭을 기록하게 됐다. 따라서 자본유출 등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1년5개월간 이어진 금리인상을 멈추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3.50%로 동결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1년5개월간 이어진 금리인상을 멈추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3.50%로 동결했다.

◇한은,4월 또 동결 가능성…경기 가라앉고, 물가상승률은 떨어져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운영에도 다소 여유가 생겼다. 4월에도 2월과 마찬가지로 기준금리를 현 수준(3.50%)에서 한번 더 동결하고 물가나 경기상황을 지켜볼 여력이 생긴 것이다.

최근 경제지표들만 보자면, 수출감소로 1월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45억2000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경기하강 신호가 뚜렷하다.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개월 만에 4%대(4.8%)로 떨어져 한은의 연속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더구나 한은도 연준과 마찬가지로 1년반 넘게 이어온 금리인상 행진의 부작용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아직 국내 은행의 연체율이나 여러 건전성, 복원력 지표가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하지만, 계속 금리인상으로 압박하면 취약한 저축은행이나 카드사(여신전문금융회사) 등에서부터 유동성 부족이 나타나 은행 등 전체 금융기관을 흔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음 달 한은이 연준을 따라 기준금리를 올리지는 않더라도 물가나 환율, 외국인 자금유출 상황에 따라 한차례 추가 인상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예상대로 5월 한차례 0.25%포인트(p) 더 오르면 두 나라의 금리격차는 사상 최대 수준인 1.75%까지 벌어지고, 원/달러 환율과 수입물가 상승압력도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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