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평양냉면 한 그릇 값이 1만6000원까지 치솟았다.
서울 시내 유명 냉면 식당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누들플레이션'(누들+인플레이션)이라는 말까지 나도는 실정이다.
3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벽제가 운영하는 봉피양은 지난달 20일 평양냉면(물냉면)과 비빔냉면을 종전 1만5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6.7% 인상했다.
지난해 초 가격을 1000원 올린 데 이어 2년 연속 인상이다. 면을 ‘메밀 100% 순면’으로 요청하면 2000원이 추가된다. 여기에 사이드 메뉴로 만두 세 알(6000원)까지 주문하면 가격은 2만4000원으로 올라간다.
서울 중구 필동면옥도 올 초 냉면 가격을 기존 1만3000원에서 1만4000원으로 인상했다. 봉피양과 필동면옥은 2년 연속 1000원씩 가격을 올렸다.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 본점을 둔 을밀대는 물냉면과 비빔냉면 가격을 1만3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2000원 인상했다.
을밀대는 냉면 외에도 회냉면 1만7000원→1만8000원, 냉면 사리 7000원→8000원, 녹두전 1만원→1만2000원, 홍어 5만→6만원으로 각각 가격을 올렸다.
이미 1만6000원을 찍은 65년 전통 우래옥까지 포함하면 상당수 유명 평양냉면집의 1인분 가격은 1만5000원 이상이 됐다.
이런 추세가 유명 평양냉면집에만 국한되는 것도 아니다.
한국소비자원의 가격 정보 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서울 지역의 냉면 1인분 평균 가격은 1만692원으로 지난해 같은 때 평균 가격 9962원에 비해 7.3% 비싸졌다. 2년 전과 비교하면 18.8% 올랐다.
평양냉면 값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주자재인 메밀값 고공행진이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수입 메밀 도매가격은 ㎏당 평균 4704원이다. 2년 전과 비교하면 12.3% 올랐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메밀 도매가격 통계를 집계한 2004년 이후 최고치다.
국산 메밀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다. 가격비교사이트 에누리닷컴에 따르면 강원도산 메밀가루 20㎏은 2021년 17만원대에서 최근 25만원대까지 뛰었다.
짜장면 가격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서울 지역 짜장면 1인분 평균 가격은 6723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5769원)에 비해 16.5% 인상됐다. 2년 전 같은 달(5346원)보다는 25.7% 올랐다.
주재료인 밀가루 가격이 지난달 22.3%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는 2009년 4월 후 최고를 찍은 전체 가공식품 물가상승률(10.4%)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