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덕연, “김 회장 고의로 주가하락…수익을 본 사람이 범인”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를 둘러싸고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 간 법적 공방이 본격화되고 있다.
라 대표가 김 회장을 ‘주가 폭락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하며 고소를 예고하자, 다우키움그룹의 자회사 키움증권도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라 대표를 고소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2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라 씨를 언론 인터뷰에서 “주가 폭락의 주범은 김익래 다우키움 그룹 회장”이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라 대표를 금명간 고소키로 했다.
미등록 투자자문사 H사를 운영해온 라씨는 지난달 24일 일제히 하한가를 친 8개 종목의 주가를 조작해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라씨는 지난 27일 KBS 인터뷰에서는 지난 27일 KBS 인터뷰에서는 “지금 하락으로 수익이 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범인이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키움증권발 반대매매가 나오기 전에, 그 전주 목요일에 대량의 블록딜(매수자 지정 매매)이 있었다. 약 600억 원 정도의 물량을 김 회장이 팔았다”고 주장했다.
폭락 사태의 원인이 김 회장에게 있다고 지목한 것이다.
공시에 따르면 김익래 회장은 폭락 사태 2거래일 전인 지난 20일 시간외매매로 다우데이타 140만주(3.65%)를 주당 4만3245원에 처분했다. 김 회장은 이 거래로 현금 605억원을 확보했다. 김 회장의 다우데이타 보유 지분은 26.66%에서 23.01%로 줄었다.
이에 대해 라 대표는 블록딜 이후 키움증권과 연계된 SG증권의 차액결제거래(CFD) 계좌에서 대량의 반대매매가 이뤄졌다면서, 키움증권과 김 회장이 인위적으로 주가를 하락시킨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키움증권 측은 “라 씨는 키움증권의 반대매매로 매도 주문이 나와 주가가 하락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지만, 처음 매도를 한 것은 키움증권이 아니다”라면서 “키움증권과 연계된 CFD 계좌에서 첫 반대매매가 이뤄진 것은 24일 오전 9시 24분쯤”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반대매매가 나오며 주가가 폭락한 이후에야 키움증권 계좌에서 반대매매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회장이 ‘주가 조작’을 미리 알고 주식을 처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다우데이타 등 이번에 반대매매로 주가가 하락한 종목들이 지난 수년간 ‘작전 세력’에 의해 주가가 꾸준히 올랐고, 이를 알아챈 김 회장이 해당 사실이 시장에 알려지기 전 주식을 처분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은 이와 관련, 지난 2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교롭게도 그때 매각을 했던 것이고 사실은 (김 회장이) 그 전부터 팔려고 했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이 김 회장에게 미리 정보를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황 사장은 “키움증권에서 거래 정보를 줘서 매각 타이밍을 잡은 것 아니냐고 하지만 차액결제거래 반대매매는 실시간으로 나오기 때문에 그런 정보를 우리는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