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방미와 한미 관계의 진로
윤석열 대통령 방미와 한미 관계의 진로
  • 민계식
  • 승인 2023.05.02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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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계식 칼럼]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주 미국 국빈 방문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동맹 70주년 기념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워싱턴 선언’은 양국이 핵협의체(NCG) 창설에 합의했으며, 미국이 처음으로 확장 억제를 개별 국가에 약속하고 이를 문서로 천명했다고 밝혔다. 

재래식 무기 기반의 1953년 상호방위조약에서 핵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확장한 ‘제2의 한미방위조약’이라는 게 윤 대통령의 설명이다. 양국이 우주 탐사 협력을 강화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는 등 동맹의 외연을 기존의 군사·안보에서 사이버, 바이오, 우주 등도 아우르는 경제·기술 분야로 넓히는 시도도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그러나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윤 대통령이 상하원 합동회의 영어 연설, 백악관 국빈 만찬 팝송 열창, 한국 대통령의 첫 하버드대 연설 등 많은 화제를 낳으며 정상 간의 개인적 친분과 한국에 대한 미국 사회의 호감을 한껏 끌어올린 점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외국에서 이번처럼 환대받으며 정상 외교를 화려하게 펼친 적은 없었다.

야당은 “대(對)국민 사기 외교”, “최악의 빈손 회담” 등 온갖 험담을 퍼부었으나 ‘뻘쭘’과 ‘혼밥’의 전임 대통령과는 차원이 완전히 다르다. 한미 관계가 더 비약적으로 발전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몇 가지 의견을 제안한다.

1. 한미 동맹의 중요성

세계 군사전문가들이 한국을 세계 6위의 강국으로 평가했다지만 군사력의 진정한 의미를 한번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폴 케네디 미국 예일대 역사학 교수는 명저 ‘강대국의 흥망’에서 “국가 간 관계는 어디까지나 상대적이지 절대적이 아니다”라고 설파했다. 한 나라가 부강하다고 해도 주위에 더 강한 국가가 있으면 안전이 위협받기 마련이란 얘기다. 오늘날 우리는 반만년 역사를 통틀어 그 어느 때보다 부강한 국가가 됐지만 주변을 둘러싼 러시아, 중국, 일본의 군사력은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고 호전적이며 적대적인 북한과도 대치하고 있다. 우리 힘만으로 나라를 지킨다는 건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

우리는 주변국들에 얕잡히지 않도록 국방에 힘쓰는 동시에 안보를 더 확실히 하기 위해 강대국과의 강력한 동맹을 모색해야 하는 처지다. 그렇다면 누구와 동맹을 맺을 건가? 결국 중국이냐 미국이냐의 문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고 말한 대목에서도 드러나듯이 중국은 영토적 야심이 있는 나라다. 우리가 중국과 동맹을 맺는다면 조공국으로 전락했다가 중국의 일부로 편입되는 건 시간문제다.

우리는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된 자유민주주의와 자유경제주의(시장경제)에 입각해 국민이 주인인 자유민주공화국에 살고 있다. 자유가 왜 중요한가? 필자는 한마디로 “자유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한 최고의 핵심 가치이기 때문”이라고 요약한다. 이런 가치관과 정체성을 함께하는 강대국과 동맹을 맺는 게 당연하므로 어느 나라를 선택해야 하는지는 자명하다. 더구나 미국은 ‘세계의 패권국가’이며 적어도 100년은 더 그 지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한미 동맹은 안보, 경제, 기술 등 포괄적 동맹으로 나아가야 양국 관계가 더욱 굳건해질 것이다.

2. 미국의 입장에서 본 한국과 한반도의 효용 가치

‘국제 관계에서는 영원한 친구도 없고 영원한 적도 없다’는 게 정설이다. 국가 간 관계는 효용 가치에 따라 결정된다. 미국의 입장에서 본 한국의 효용 가치는 얼마나 될까? 미국이 한국, 나아가 한반도를 버리고 얻는 이익과 남북한을 통일시켜 얻는 이익 중 어느 것이 더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느냐에 따라 한반도의 운명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은 12개국과 2만km의 국경선을 맞대고 있으나 동맹을 맺은 나라는 국경이 1,300km인 북한이 유일하다. 미국의 중국 포위망 중 아직 완성되지 못한 지역이 바로 이곳이다. 중국을 군사적, 경제적으로 압박하기에 지정학적으로 더없이 유리한 위치인 한국이 강해지면 중국은 다른 데에 신경 쓸 겨를이 없어진다. 미국이 한반도 통일을 도와주고 적당한 곳에 공군기지를 구축하면 하루 유지비가 10억 원이 넘는 항모전단의 서해 진입 없이도 공군기가 곧바로 중국을 제압할 수 있게 된다. 한반도는 전술적은 물론 전략적인 면에서도 대(對)중국 압박과 포위망의 핵심이며 완성이다.

통일비용은 걱정할 필요 없다. 비책이 있다. 미국과의 동맹 속에 이뤄지는 통일은 미국에 절대적 이익이 될 것이다.

3. 한미 공조·협력에 따른 기대이익

“한미 간 기술적, 경제적, 산업적 협력은 여러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며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전략적 압박이 된다. 미국은 핵심 기술이 한국에 앞서고, 한국은 생산 기술이 세계 제일이다. 이 두 기술의 융합이 산업을 선도한다.”

미국은 조선해양, 기전, 반도체, 2차전지, 철강, 자동차, 중화학, 건설, 정보통신(IT) 등 한국의 주력 산업 상당수가 세계 제일이거나 그에 버금가는 수준임을 잘 알고 있다. 이처럼 놀라운 저력의 한국이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안보 이상의 고차원으로 발전시킨다면 세계 산업을 충분히 선도할 수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보자.

(1) 우주산업

미국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아시아 국가 최초로 한국과 우주협력협정을 맺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은 미 항공우주국(NASA)과의 협력을 통해 유인 우주선 발사와 달 탐사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견제가 가능한 우주기술을 한국이 확보하면 킬러 위성을 개발 중인 중국으로서는 절대 위협이 아닐 수 없고 미국은 골치 아픈 문제를 손쉽게 해결하게 된다. 미국이 발사하는 상업용 로켓은 경제성이 떨어져 프랑스, 인도, 중국, 러시아가 시장에서 각축 중이다. 미국의 기술로 한국이 로켓을 만든다면 막대한 부를 창출할 수 있다.

(2) 항공산업

중국은 러시아 항공기의 저가 짝퉁을 만들어 세게 무기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KARI는 미국의 지원 아래 제작한 T-50 고등 훈련기를 여러 나라에 수출해 호평을 받고 있다. 막판에 틀어지긴 했지만 미 공군이 최대 50조 원 규모의 T-50 구입을 추진하기도 했다. 한국이 개발한 초음속 스텔스 전투기도 국제적인 평판이 뛰어나다.

(3) 함정산업

항공모함, 원자력 잠수함, 이지스 구축함 등 미 해군 전함의 선체를 한국에서 만들고 미국에서 무기 체계를 완성하면 건조비가 1/5 ~ 1/10로 줄어든다. 획기적인 경제성 향상을 바탕으로 제3국 공동 진출도 기대할 수 있다.

(4) 재래식 무기산업

재래식 무기는 러시아나 중국과 가격 경쟁이 안 된다. 관련 산업과 기술을 갖춘 한국이 미국과의 기술 제휴로 저비용 무기산업을 발전시킨다면 엄청난 이익을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 고사 작전에도 일조할 수 있다. 한국이 자체 개발한 재래식 무기는 이미 절찬리에 세계 시장에 수출되고 있다.

(5) 기존 주력 산업

세계적 수준인 한국의 기존 주력 산업은 세계 패권국인 미국의 주력 산업과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공조가 가능하다.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민계식 (minksdr@gmail.com)

사단법인 선진사회만들기연대 이사장
      대한민국 최고 과학기술자상 수상

      대한민국 국가 과학기술 유공자
      (전) 현대중공업 대표 이사회장(CEO & CTO)
      (전) KAIST 해양시스템 공학부 석좌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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