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이보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에 이건희미술관 외에 다른 시설물을 짓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비우는 디자인'이라며 도심 한가운데 녹지를 시민 모두를 위한 공간으로 비워놓겠다는 '원칙'을 소개했다.
오 시장은 3일 열린송현녹지광장에서 열린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주제관 하늘소(所) 개장식에서 "이 공간을 비워놓은 상태가 자랑스럽고 뿌듯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도심 한가운데 이렇게 비어있는 곳을 찾기가 정말 어렵다"며 "완전히 비워놓고 싶은 게 바람이고 욕심"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광장에) 이건희미술관이 들어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많은 분이 즐길 수 있는 컬렉션 외에는 어떤 시설도 들어올 수 없는 원칙을 정하고 끝까지 비워놓겠다는 다짐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스스로 이름하여 비우는 디자인"이라며 "디자인 중에 제일 의미 있는 디자인이 아무것도 안하는 비어있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 차례 (시청)부서에서도 외부에서도 무엇은 여기 세우겠다고 하는데 미리 원칙을 천명하는 만큼 어떤 시도도 없었으면(한다)"이라며 "요청이 있을 때 거절하는 것도 큰 일이라 미리 말씀드린다"고 했다.
또 서울시는 녹지생태도시 프로젝트를 비롯해 친환경적인 도심조성 구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열린송현녹지광장은 서울 도심 한복판인 경복궁 동편에 위치했으며 규모는 3만7117㎡로 서울광장의 약 3배에 이른다. 하지만 4m 높이 담장에 가로막혀 100년 넘도록 들어갈 수도, 안을 볼 수도 없었다.
시는 2020년 6월 부지의 공원화 계획을 발표한 뒤 지난해 7월 임시개방해 시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2년간 개방후 문을 닫는 광장의 동쪽에는 추후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기증한 미술품을 전시하는 이건희미술관이 들어선다.
시는 미술관을 중심으로 송현문화공원을 꾸며 이 부지를 다시금 시민에게 개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