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이보라 기자] 보험사 건전성의 잣대인 지급여력비율(RBC)이 미흡한 NH농협생명과 DGB생명이 자구노력을 인정받아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 유예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DGB생명의 담당임원은 이연성과급을 자진반납했다.
12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제5차 정례회의에서 농협생명과 DGB생명에 대한 적기시정조치 유예안을 상정해 유예하기로 의결했다.
RBC 제도는 보험사가 예상치 못한 손실을 보더라도 이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자기자본을 보유하도록 하는 건전성 감독규제다.
경영활동 제한이나 부실금융기관 지정 등 감독당국이 강력한 규제조치를 발동할 수 있는 근거로도 활용된다.
보험업 감독규정은 RBC 비율이 100%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감독당국이 경영개선 권고를 내리도록 규정한다.
농협생명은 지난해 수시검사에서 10월 말 기준 RBC가 24.3%로 적기시정조치 대상에 해당했다.
하지만 농협생명은 지난해 11월 말과 12월 말 RBC가 각각 135.8% 및 147.6%로 개선됐다. 또 지난 1월 말 신종자본증권 2500억원어치를 발행해 적기시정조치 요건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는 것으로 금융위원회는 판단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올해 3월 말 기준 신지급여력제도(K-ICS)를 적용한 RBC가 제출되는 6월 말까지 적기시정조치를 유예하기로 했다.
DGB생명도 지난해 10월 말 수시검사에서 RBC가 87.8%로 적기시정조치에 해당했지만, 같은해 11월 말과 12월 말 RBC가 각각 149.7%와 119.0%로 개선됐다.
아울러 DGB생명은 지난달 유상증자를 통해 200억원의 자본확충이 이뤄져, 금융위원회는 오는 6월 말까지 적기시정조치를 유예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DGB생명 담당임원의 이연성과급 환수를 요청했고 , 이연성과급을 회수받을 법적 근거는 없으나 해당임원이 자진반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위원들은 "최근 금융권 성과급에 대한 국민의 지적이 많기 때문에 제도 개선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으므로 금융사 스스로 이런 부분의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면서 "DGB생명이 대표적인 사례로 금감원이 잘 챙겼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