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강기용 기자]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중단됐다가 윤석열 정부 들어 재개된 신한울 원전3·4호 사업의 주기기 제작 착수식이 15일 경남 창원에 있는 원자력 발전 설비 업체 두산에너빌리티 본사에서 개최됐다.
주기기는 핵분열로 열을 발생하는 원자로, 발생한 열로 증기를 생산하는 증기발생기, 증기로 전력을 생산하는 터빈발전기 등 핵심 설비를 일컫는다.
원자력업계는 이날 착수식을 계기로 원전 생태계 복원과 현 정부의 ‘원전 정책 정상화’가 속도를 낼 것으로 평가했다.
경북 울진에 짓는 신한울 3·4호기는 주기기 사전 제작 등에 7000억원 넘게 투자됐지만,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원전 사업 재개가 포함됐고, 작년 7월 ‘새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에서 건설 재개가 결정됐다.
지난 1월에는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포함됐다.
신한울 3·4호기 계약 규모는 10년간 2조9000억원이다.
이와 별개로 펌프, 배관, 케이블 등 보조 기기 계약도 향후 10년간 2조원 규모로 발주될 예정이어서 향후 10년간 국내 원전 업계에 5조원 가까운 일감이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날 주기기 중 하나인 증기발생기의 초기 제작 현장도 공개했다. 창원공장의 자체 용광로를 통해 생산한 200t 규모의 합금강을 1만7000t 프레스로 단조작업을 진행해 증기발생기 제작에 필요한 소재를 만드는 과정이다.
원전을 운영하는 한국수력원자력에 주기기 공급을 맡은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3월 약 2조9000억원 규모 주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증기발생기 외에도 높이 약 14.8m, 무게 533t인 원자로, 길이 70m, 무게 3110t의 터빈발전기를 비롯한 원전계측제어설비, 원자로냉각재 펌프 등 주요 기기도 제작해 공급한다.
탈원전 정책으로 도산 위기를 맞았던 국내 원전 협력사 460여곳도 이번 사업에 참여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주기기 제작에 필요한 소재, 부품과 제작 과정에 필요한 기계가공 등 업무를 국내 협력사에 맡긴다. 작년 약 320억원 규모 사업을 조기 발주했고, 올해 약 2200억원 규모 사업 발주를 진행 중이다.
이날 행사에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완수 경남도시자, 홍남표 창원시장, 황주호 한수원 사장, 김성암 한국전력기술 사장, 김홍연 한전KPS 사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