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저축銀 다수, 1분기 1백억원 이상 적자…페퍼, -253억원 1위
중대형 저축銀 다수, 1분기 1백억원 이상 적자…페퍼, -253억원 1위
  • 김보름 기자
  • 승인 2023.06.05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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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자이익 대폭 축소에 부동산PF 관련 대손비용 탓”
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올 1분기(1월~3월)에 전국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페퍼저축은행이 253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상당수가 적자에 빠지거나 흑자 폭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규모가 조 단위인 중대형 저축은행들 중에서는 페퍼 말고도 애큐온(-202억원), HB(-198억원), 대신(-175억원), KB(-125억원), JT친애(-106억원) 저축은행 등도 100억대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동기보다 흑자 폭이 늘어난 저축은행은 OK저축은행 등 극히 일부에 그쳤다. 

저축은행들의 실적이 악화한 것은 금리하향 추세로 대출금리는 작년보다 올리기 어려워지게 된 데 반해 예금 이탈 방지를 위해 예금금리는 일정 수준 높은 상태를 유지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5일 저축은행중앙회가 공시한 각 저축은행들의 올 1분기 재무제표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적자로 전환되면서 1분기 당기순이익이 가장 큰 적자폭을 기록한 곳은 페퍼저축은행이었다. 작년 1분기 101억원 흑자에서 올 1분기에는 25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3월말 기준 자산 6.03조원으로 79개 저축은행들 중 5위급인 대형 저축은행이다. 호주계 또는 영국계인 페퍼저축은행이 국내 진출 이후 분기별 적자에 빠진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페퍼저축은행 외에도 올 1분기에 100억대 이상의 적자를 기록한 곳은 자산규모 각각 6, 10, 13, 14, 30위인 애큐온, KB, 대신, JT친애, HB저축은행 등이다. 미국계 사모펀드가 최대주주인 애큐온의 당기순익은 작년 1분기 105억원 흑자에서 올 1분기 202억원 적자였다.

KB금융 계열사인 KB저축은행도 56억원 흑자에서 125억원 적자로 바뀌었다. KB저축은행은 KB금융지주 계열사들 중 올 1분기에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대신금융그룹 계열인 대신저축은행의 당기순익은 51억원 흑자에서 175억원 적자로, 일본계인 JT친애저축은행도 85억원 흑자에서 106억원 적자를 각각 나타냈다. 

자산규모 1.22조원 정도인 중형 저축은행 HB저축은행은 작년 1분기 81억원 흑자에서 올 1분기에는 198억원 적자로, 규모에 비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100억원대 잉상은 아니더라도 작년 1분기 흑자에서 올 1분기에 적자를 기록한 저축은행은 다올(-28.8억원), OSB(-86억원), NH(-13억원), 하나(-25억원), IBK(-56억원), BNK(-45억원), 상상인플러스(-88억원), 한화(-11억원), 우리금융(-95억원), JT(-16억원), 동원제일(-47억원), 한성(-15억원), 솔브레인(17억원), 동양(-24억원) 저축은행 등이 있다. 

대형 금융그룹 계열사나 대그룹 게열사들도 적지 않다.

업계 랭킹 1위인 SBI저축은행은 적자전환은 아니지만 흑자규모가 작년 1분기 901억원에서 올 1분기 37억원으로 크게 줄어 들었다. 적자를 간신히 면한 것이다. 

업계 3위 한국투자저축은행도 172억원에서 137억원으로 흑자폭이 줄었으며, 4위 웰컴저축은행의 흑자폭도 270억원에서 81억원으로 급감했다.

적자폭이 가장 큰 페퍼저축은행의 올 1분기 평균 예금금리는 4.61%로, 전년동기 2.78%보다 1.85%포인트나 올랐다. 반면 평균대출금리는 9.30%로, 전년동기 9.34%보다 오히려 0.04%p 떨어졌다. 

이 때문에 페퍼저축은행의 이자수익은 작년 1분기 1234억원에서 올 1분기 1310억원으로, 76억원 밖에 늘어나지 않았는데 비해 같은 기간 이자비용은 303억원에서 545억원으로, 무려 80%(242억원)나 늘어났다.

여기에다 부동산PF시장 경색에 따른 자금난까지 겹쳐 대출채권평가 및 처분손실이 작년 1분기보다 291억원이나 늘어나는 바람에 영업이익은 작년 1분기 135억원 흑자에서 올 1분기 331억원 적자로 전환된 것으로 분석됐다.

대출채권평가처분손실이 급증한 것은 부실채권 정리에 따른 대손상각비가 전년동기보다 263억원이나 더 늘어난 것이 큰 원인이다. 

다른 저축은행들도 실적악화 원인은 비슷하다. 순이자이익이 크게 줄어드는 상황에서 부실채권정리를 위한 대손상각을 많이 한 저축은행들은 실적이 더 악화되었다. 반면 대손상각을 덜 한 저축은행들은 그나마 흑자폭을 덜 줄이거나 흑자를 간신히 유지할 수 있었다.

올 1분기 흑자가 더 늘어나거나 흑자폭이 소폭 줄어든 업계 2, 3, 4위 OK-한국투자-웰컴저축은행 등이 그 사례들이다. 이들 은행들은 영업실적이 좋아진 것이 아니라 부실채권을 덜 정리하거나 대손충당금을 미리 많이 쌓아두었기 때문에 적자를 면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OK저축은행의 작년 1분기 및 올 1분기 대손상각비는 각각 1596억원 및 1099억원이었으며, 웰컴저축은행은 각각 601억원 및 581억원이다.

저축은행들의 수신금리경쟁과 부동산PF 자금경색현상은 2분기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고금리와 부동산시장 침체가 어느 정도 해소되지 않는 한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저축은행들의 실적이 2분기 이후 더 악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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