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모의고사 출제한 교사 24명...입시학원에 '양심' 팔았다
수능·모의고사 출제한 교사 24명...입시학원에 '양심' 팔았다
  • 한지훈 기자
  • 승인 2023.09.1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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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카르텔 "24명중 다수,억대 수수…최고 5억 가까이 받아"
4명 고소·22명 수사의뢰…유명학원 등 사교육업체 21곳 수사의뢰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7월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 집중신고기간 운영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교사가 돈을 받고 입시업체에 문제를 팔아넘긴 사교육 카르텔의 실체가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마침내 대학수학능력시험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모의평가 시험문제 출제에 참여한 교사 24명이 유명학원 등에 문제를 판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이 가운데 4명을 고소하고, 22명(2명 중복)을 수사의뢰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장상윤 교육부 차관 주재로 '제4차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범정부 대응협의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협의회에는 공정거래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경찰청, 병무청, 시·도 교육청 등이 참여했다.

앞서 교육부가 지난 8월1일부터 14일까지 사교육 업체와 연계된 영리행위를 한 현직교사의 자진신고를 접수한 결과 322명이 신고했다.

교육부는 이들의 명단을 2017학년도 이후 수능·모의평가 출제 참여자 명단과 비교해 겹치는 24명을 적발했다.

협의회는 문제 판매와 출제 관여시점 등을 토대로 이들에 대한 처분을 달리했다.

사교육 업체에 모의고사 문제를 판매한 뒤 그 사실을 숨기고 수능·모평 출제에 참여한 4명은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기로 했다.

수능·모평 출제위원은 최근 3년간 판매된 상업용 수험서 집필 등에 관여한 적이 없다는 서약서를 써야하는데, 사교육 업체에 문제를 판매한 사실을 숨기고 거짓으로 출제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3명은 수능과 모평 출제에 모두 참여했고, 1명은 모평 출제에만 참여했다.

반대로 수능·모평 출제에 참여한후 사교육 업체에 문제를 판매한 22명은 청탁금지법에 따른 '금품수수 금지'와 정부출연연법상 '비밀유지 의무위반' 혐의로 수사의뢰하기로 했다.

수능출제 교사는 출제기간 인지한 모든 사항을 비밀로 할 의무가 있다. 이 가운데 2명은 고소와 수사의뢰를 함께 진행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24명 중에 5억 가까이 받은 사례가 있었고, 억대금액을 수수한 교사들도 다수였다"며 "많게는 금품수수 교사가 수능·모의고사 출제에 5, 6차례나 관여한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교사들로부터 문제를 사들인 사교육업체 21곳 또한 같은 혐의로 수사의뢰할 방침이다. 이들 업체 가운데는 다수의 계열사를 거느린 유명 입시업체도 포함됐다.

9월 모평이 치러진 지난 6일 강원 춘천시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
9월 모평이 치러진 지난 6일 강원 춘천시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

더구나 수능 모의고사 문항을 만드는 사교육업체가 병역특례업체로 지정됐다는 의혹마저 제기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해당업체의 전문연구요원 배정 추천을 제한하기로 했다.

병무청은 이 업체에서 당초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배정된 요원이 국어영역 모의고사 지문작성 등을 한 것을 확인하고, 이 요원에 대해 복무연장과 함께 수사의뢰 조치하기로 했다. 해당 사교육업체 역시 고발한다.

교육부는 2024학년도 수능 출제진을 구성할 때 사교육 업체에 문항을 판매한 이력이 있는 교사를 철저히 배제할 방침이다.

나아가 사교육 업체 문항 판매자의 수능·모평 출제 참여를 막는 제도개선안을 올해 하반기내 마련할 계획이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사교육 카르텔'이 뿌리를 내려 수능의 공정성을 위협하고, 청년세대 병역의무의 공정성까지 훼손하고 있음이 드러났다"면서  "관계기관과 함께 사교육 카르텔을 끊어내는 일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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