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둥 역할 외벽 설계부터 오류...철근누락으로 대형사고 가능성 있어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에서 철근 누락 사실이 대거 드러난 가운데, 무량판이 아닌 벽식구조 아파트에서도 철근이 누락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특히 LH는 이 사실을 알고도 입주예정자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몰래 보강공사를 진행해온 것으로 나타나 비난을 사고 있다.
25일 LH 등에 따르면 LH가 인천 검단신도시에 건설중인 한 공공분양 아파트 건물에서 외벽 철근이 70%가량 빠진 사실이 확인됐다.
철근이 누락된 아파트는 전체 13개동 가운데 4개동이다. 철근이 빠진 지점은 이 아파트 4개동의 지하 벽체부분 6곳이다.
벽식구조인 아파트에선 외벽이 하중을 지지하는 기둥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철근 누락은 붕괴와 같은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LH는 이같은 사실을 지난 6월 말께 감리업체 보고를 통해 인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철근 누락은 설계단계부터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LH 한 관계자는 "설계 오류가 발생한 사안으로 설계업체도 이를 시인했다"고 밝혔다.
오는 2025년 6월 입주예정인 이 단지의 공정률은 약 30%로, 철근 누락이 발견된 4개 동은 발견당시 지하층 골조공사가 완료된 상태였다.
LH는 철근 누락을 확인한 뒤 자체보고 등의 절차를 걸쳐 지난 11일부터 뒤늦게 보강공사를 진행중이다. 보강공사는 약 2개월이 소요돼 11월 중순께 마무리될 전망이다.
LH는 보강공사후 별도의 안전점검을 실시해 구조적인 안정성이 확보됐는지를 점검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LH는 이 과정에서 입주민에게 사전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또한 무량판 구조가 아닌 아파트 외벽에서도 철근 누락이 확인되면서, 외벽을 대상으로 한 추가조사 필요성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LH는 그동안 무량판 구조 아파트에 대해서만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그에 따른 보강공사를 진행했다.
LH 측은 "지난 4월 발생한 검단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와 달리 이번에는 감리가 제대로 작동해 조기에 문제점을 발견한 것"이라며 "입주예정자의 불안감을 덜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입주민과 지속소통하는 한편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보강공사와 사후 안전점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