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서울 강남의 대표적인 재건축 대상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조합설립인가를 획득했다. 재건축 추진 27년 만에 조합을 설립하게 된 것이다.
재건축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면서 은마아파트는 8개월 사이에 6억원 오른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27일 강남구청에 따르면 강남구는 전날 은마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에 대한 조합설립인가를 처리했다.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1996년부터 재건축을 추진해 왔다.
2003년 추진위원회 설립이 승인된 은마아파트는 2010년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그러나 정부와 서울시의 규제와 주민 간 갈등으로 27년간 제대로 재건축을 추진하지 못했다.
2021년에는 주민 총회에서 지도부 전체가 해임당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런 중 지난해 10월 은마아파트 재건축 계획안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면서 12년간 답보 상태였던 재건축이 급물살을 탔다. 계획안은 현재 28개동 4424가구 규모인 아파트를 최고 35층, 33개동 5778가구(공공주택 678가구) 규모로 재건축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35층룰’이 폐지됨에 따라 주민들은 최고 층수를 49층으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은마아파트의 시세는 조합 설립을 앞두고 급격히 뛰었다.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는 지난 8일 약 23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8개월 만에 약 6억이 오른 가격으로 올 들어 최고가다.
올 들어 매수도 몰렸다. 지난 1월부터 이날까지 은마아파트 거래 건수는 101건으로 최근 석 달 새 거래 건수만 30건이었다.
조합 설립을 앞두고 매수가 몰린 것은 조합설립인가에 따라 은마아파트의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재건축 조합설립인가 이후 10년 보유, 5년 거주한 1가구 1주택 집주인만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있다. 은마아파트는 절반 이상이 거래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은마는 대치동 내 다른 아파트에 비해 가격이 저평가가 돼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재건축 이후에는 입지나 규모 등을 고려하면 래미안 대치 팰리스를 넘어서는 가격대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