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주가, 금리, 환율 등도 의외 안정세. 확전가능성 우려하지만 아직 이란 개입증거 없는 점이 영향
글로벌 성장전망이 소폭 하향조정된 점도 일부 영향. 이란개입과 중동전체 확전 여부에 따라 또 파란 가능성
[서울이코노미뉴스 이보라 기자] 지난 주말 이스라엘과 하마스간의 전쟁 발발로 전날 큰폭으로 상승했던 국제유가가 하룻만에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가, 환율, 금리 등 국제금융시장도 의외의 안정세를 아직 보여주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0.47%(47센트) 하락한 배럴당 85.9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국제유가는 중동 분쟁 발발로 4% 이상 오른 바 있다. 그러나 하루만에 반락했다.
원유 시장 관계자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 확산 가능성을 우려하면서도 이란의 개입증거가 확인되지 않은 만큼 조심스럽게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스톤X의 알렉스 호데스는 보고서에서 "이란의 개입 가능성이 사실로 입증되면 이미 타이트한 원유 시장에서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 커비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CNN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이 하마스 공격에 개입했다는 확실한 증거는 (아직) 보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코메르츠방크의 카스텐 프리치 애널리스트는 이란의 산유량이 지난 8월 기준 하루 310만배럴에 달한다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한 직후인 2018년 가을 이후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글로벌 성장률 전망치가 소폭 하향 조정됐다는 소식도 유가 진정세에 일조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세계 경제성장률이 올해 3.0%를 기록하고, 내년 2.9%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전망치만 0.1%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5.0%로 기존의 5.2%에서 하향 조정됐고, 내년은 4.5%에서 4.2%로 하향 조정됐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중동에서의 전쟁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는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며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이 끝나기도 전해 새로운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WB) 총재는 연례회의 후 인터뷰에서 "경제가 미묘한 상태에 놓여있다"며 "전쟁은 마침내 연착륙의 길을 찾으려는 중앙은행의 길을 막았다"고 말했다.
방가 총재는 "아직 중동 공격이 세계 경제에 미친 영향은 우크라이나 전쟁보다 제한적이지만, 어떤 식으로든 확산한다면 위험해진다"며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